한반도 산을 굳건히 지키고 있는 소나무는 전국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는 국민수다. 소나무는 몇 종류가 있다. 솔잎이 2개면 소나무, 잎이 3개면 리기다소나무, 잎이 5개면 잣나무(오엽송)다.
소나무류 중 재질이 가장 떨어지는 리기다소나무는 미국산이다. 일본 제국이 소나무를 마구 벌채해 황폐해진 산에 정부는 빨리 자라고, 병충해에 강한 리기다를 대대적으로 식수했다.
과거 우리나라의 주요 건축재는 소나무였다. 경복궁 복원공사, 숭례문 복원공사 사례에서 보듯 조선왕조 건축물은 대부분 소나무였다.
조선왕조가 궁궐 건축에 소나무를 사용한 것은 당시 가장 흔하고, 강한 건축재였기 때문이다. 경북 봉화, 울진과 강원도 일원에서 자라는 소나무를 ‘금강송’이라고 부르는 것도 소나무를 귀하게 여긴 탓이다.
소나무가 최고의 건축재로서 우리 생활에 자리매김했다면, 느티나무와 팽나무, 은행나무는 전국 거의 대부분 마을 입구에서 볼 수 있는 ‘3대 정자나무’다. 마을 입구나 한 가운데에 자리잡고 있는 정자나무는 우리들에게 넉넉한 그늘과 함께 편안한 휴식공간을 제공했다. 당산나무로서 마을의 안녕을 유지해 주는 기능도 했다.
특히 느티나무는 우리나라 전체 마을 정자나무의 80% 정도를 차지할 정도의 국민 정자나무다. 나무 연구의 권위자인 박상진 교수는 저서 ‘우리 나무의 세계’에서 “산림청의 지도 감독을 받아 각 지자체가 지정 및 관리하고 있는 고목나무는 현재 약 1만3천 그루쯤 되고, 그중에서 느티나무가 7천1백 그루로 가장 많다”고 썼다. 의견(義犬) 이야기로 유명한 임실 오수(獒樹)와 충북의 괴산(槐山)에는 느티나무 전설이 있다. 느티는 단단하고 무늬도 아름다워 가구, 건축 등에 다양하게 사용된다.
6.4지방선거가 49일 앞으로 닥쳤다. 도내 한 자치단체장은 도전자 시절 “등 굽은 소나무가 고향을 지킨다”며 오랫동안 뿌리내리고 살며 고향을 지켜온 자신을 지지해 줄 것을 호소하기도 했다. 소나무와 느티나무처럼 쓰임새 많고, 또 지역민들을 행복하게 해 줄 든든한 인물을 잘 살피고 선택해야 고을 백성이 고복격양(鼓腹擎壤)하며 노래 부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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