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국제사진제 10일 개막…18일까지 50여명 참여 / 정치·문화적 단면 기록…신진작가 교류전·토론 등
![]() |
||
| ▲ 아미라 알 샤리프의 작품과 김 올리버 스퍼링의 작품. | ||
여성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진다. 사회적으로 희생을 강요당한 여성의 삶은 그 시대의 자화상이다. 차관의 대가로 독일에 파견된 한국 간호사, 중국 남성과 강제 결혼한 미얀마의 소수민족 여성, 일제 강점기 한국인과 결혼해 해방 뒤 국적을 숨기며 살았던 일본인 등은 역사와 민족의 서글픔을 응집한 단면이다. 이들의 삶을 꼼꼼히 기록한 사진은 보는 이에게 시대를 곱씹게 한다.
제7회 전주국제사진제가 10일부터 오후 5시30분 전북예술회관에서 개막식을 시작으로 오는 18일까지 열린다. 올해는 ‘아사아의 여인’을 주제로 전문작가 24명과 신진작가 30명의 작품이 전북예술회관 등에서 선보인다. 주제전은 정치적 장면과 문화적 장면으로 나눠 9개국 사진작가 12명을 선정했다. 아시아인뿐 아니라 작품 소재가 맞는 전세계 작가를 대상으로 했다.
김 올리버 스퍼링 작가는 국가 경제 부흥이라는 미명 아래 개인의 삶을 헌신한 파독 간호사를, 스미타 샤르마 작가는 미국 무슬림과 결혼했지만 불임이라는 이유로 폭력과 강제 이혼을 당한 파키스탄 여성을, 오순화 작가는 한국 시골 남성과 결혼한 베트남 여성을 그들이 처한 정치적 상황에서 사적 다큐멘터리로 포착했다.
문화적 모습으로는 일상·종교·전통 속의 여성을 렌즈에 담았다. 아미라 알 샤리프 작가의 사진은 예멘에서 사회적 지위가 낮은 여성의 아름다움을 통해 이들의 역할과 보수적인 사회구조 사이의 문화적 교류를 연구했다는 의미를 부여했다. 에비 램버거 작가는 유럽인의 눈에 비친 방글라데시 여성을 통해 이들의 꿈을 묘사했다. 이선민 작가는 한국으로 이주한 캄보디아 여성의 일상으로 다문화가정을 추적했다.
특별전은 이스라엘 출신인 엘리노어 카루치의 작품을 모았다. 그는 자신을 모델로 여성의 몸과 생명의 순환을 나타냈다.
매해 진행하는 전주 풍경 사진전은 올해 안봉주·장태엽 기자 등 11명의 한국사진기자협회 전북지부 회원이 ‘도시와 문화’를 주제로 전주의 이미지를 구축했다.
전국 30여명의 신진 작가가 펼친 각 지역의 특성있는 풍경과 생활상을 한자리에서 감상하는 신진작가 교류전도 함께 마련된다. 이 기간 전시 외에도 주제전·특별전에 초청된 작가와 함께하는 학술 토론도 열린다. 10일 오후 3시 전주 한옥마을 내 완판본문화관에서 오순화 작가 등과 근대 아시아를 지켜온 여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개막일 오후 7시에는 완판본문화관 마당에서 전시 작품에 대한 해설을 들어보는 ‘전주야사 사진인의 밤’이 예정됐다. 성남훈 다큐멘터리 사진가와 사진 동호인 50여명이 참여하는 1박2일 워크숍도 10~11일 한옥마을에서 실시한다.
전주국제사진제 운영위원장 박승환 전주대 교수는 “한옥마을에 문화적 콘텐츠를 더하는 전시다”며 “주제가 방대해 사실에 기초한 기록에 중점을 뒀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아시아를 다루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