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엉차 어엉차 모내기 끝내고
설렁설렁 고추 모종 심는다
하늘 바라다 보이는 창가에 서서
하루 종일
4분의 4박자 화음으로
밭고랑을 긁는 가문 숨소리
물러서지 못하는 세월
허옇게 드러난 머리카락
희생으로 살아온 삶 추스르지 못한 채
허리에 훈장하나 달았다
무쇠처럼 단단하고
작은 고추처럼 맵고 야무진
꼽꼽쟁이 어머니
병원 침대 위로 논이랑 밭이랑 옮겨놓고
논두렁타고 콩꽃을 피운다
밭두렁타고 깨꽃을 피운다.
△이선화 시인은 2006년 〈한국시〉로 등단. 시집 〈깜장 고무신〉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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