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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퉁 일꾼

선거라는 게 묘한 대목이 많다. 1등만 있을 뿐 2등 이하는 필요 없다. 입찰과 똑같다. 유권자의 맘을 사로잡으려고 있는 말 없는 말 다 써가며 자기 PR에 열 올리는 걸 보면 별별 생각이 다 든다. 후보자들이 내건 캐치플레이즈는 가히 말의 성찬을 이룬다. 최상급 용어를 써가며 치장한 모습을 보면 역겨움이 난다. 깜도 안 된다고 손가락질 받는 사람이 자신을 큰 일꾼이라고 소개한 걸 보면 용감하다기 보다는 측은해 보인다. 저 정도나 됐으니까 뻔뻔하게 표 달라고 출마했구나 싶다.

 

큰 일꾼이라고 자화자찬한 후보들은 먼저 아니다는 거부감이 생긴다. 그 정도 능력이 있었으면 일찍 주변서 챙겨줬을 터인데 그게 아니라는 것이다. 솔직히 말해 자신을 과대평가해서 출마한 경우가 많다. 말 타면 경마 잡히고 싶은 것처럼 돈좀 벌었다 싶으면 명예를 얻고 싶어 출마한 경우도 꽤 있다. 세상 사는 게 그리 간단치 않다. 평소 덕도 쌓지 않은 사람이 출마한 걸 보면 뭘 믿고 나왔는지 모르겠다. 배우고 못 배우고를 떠나 주위로부터 손가락질 당하는 사람은 지금이라도 접도록 말려야 한다.

 

의정활동 실적이 별로인 사람이 운 좋게 다시 새정치민주연합으로 공천 받아 출마한 경우가 많다. 의정비나 타 먹으면서 자신의 사업 방패나 명예만을 쫓은 현역도 있다. 집행부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본연의 역할은 고사하고 단체장 장학생 역할을 한 사람도 있다. 비리를 제보하면 은근슬쩍 집행부에 흘려줘 유야무야 시킨 사람도 있다. 지역 일은 차치하고 4년간 목에다 잔뜩 힘이나 준 사람이 일 많이 했다고 너스레를 떠는 걸 보면 가관이다. 의원이 뭘 하는 줄도 모르고 배지에 눈멀어 출마한 사람도 있다.

 

단체장과 지방의원을 잘 선택해야 그 지역이 산다. 능력 있는 일꾼을 뽑아야 혈세 낭비를 막을 수 있다. 국회의원한테 온갖 교태 부려가며 공천장을 받아든 후보는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모두가 자신을 참 일꾼이라고 소개하지만 짝퉁일꾼이 널려 있다. 짝퉁은 소리부터 요란해 속빈강정과 같다. 일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지역발전에 관해 많은 고민을 해 비전을 제시하는 후보를 뽑으면 그만이다. 매번 선거가 중요했지만 이번 선거는 전북을 살릴 수 있는 선거라서 더 그렇다. 새정치 공천이 썩어 문드러졌다고 마냥 흥분만 할 게 아니라 광주시민들처럼 아닌 것은 아니라고 행동하는 양심을 보여줄 때 전북인이 대접 받을 수 있다.

 

·백성일 상무이사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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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일 baiksi@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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