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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발발 64주년] 빨치산 미화냐, 역사 보존이냐

남원 지리산 뱀사골 탐방소 전시관 / 재향군인회 "안내 글·물품부적절" / 진보진영 "이념 잣대로만 봐선 안돼"

6·25전쟁 당시 지리산 빨치산과 토벌대 사이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전적지에 있는 희생자 추모 전시관을 두고 보수·진보 진영에서 각기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논란이 되고 있는 곳은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지난 2007년 남원 지리산 뱀사골 탐방안내소 2층에 설치한 전시관. 전시관에는 빨치산과 토벌대를 소개한 글, 그리고 당시의 무기와 의복 등이 전시돼 있다.

 

이를 두고 보수단체에서는 빨치산을 미화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전북 재향군인회(이하 재향군인회)는 24일 “빨치산 때문에 수많은 국군과 양민이 희생됐는데, 이 전시관에서는 그런 학살과 약탈을 자행한 빨치산을 토벌대와 같은 위치에 놓고 추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재향군인회는 특히 전시관에 쓰여진 ‘빨치산과 토벌대의 격전 직후 남겨진 흔적입니다. 희생자분들을 추모하는 마음으로…’란 글을 문제 삼았다.

 

재향군인회는 “빨치산을 추모·미화하는 것으로 보이는 글과 빨치산 대장의 시, 빨치산 노래, 김일성의 사진 등이 버젓이 전시돼 있다”며 “전체적인 맥락으로 볼 때 마치 빨치산이 애국충정의 마음으로 활동을 한 것처럼 표현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군 토벌대와 빨치산을 동일하게 취급하고,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목숨을 내걸었던 토벌대 장병들의 당위성과 명예를 실추시키는 글과 사진들은 탐방객들의 오해를 불러 올 수 있다”며 “당시 희생된 국군과 양민들을 추모하는 형식으로 재편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올해 초 전시관을 방문한 국가정보원 관계자도 ‘빨치산 소개 글과 사진을 전시한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전시관을 관리하고 있는 지리산국립공원 북부사무소 관계자는 “지리산에서 일어난 역사적 사실을 객관적으로 알려, 탐방객들이 이를 보고 나름대로 판단해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빨치산 자료를 전시한 것이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와 관련, 진보 진영에서는 이번 일에 대해 논란이 될 만한 사항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전북겨레하나 방용승 공동대표는 “민족상잔의 비극을 다시는 되풀이하지 말자는 의미에서 그렇게 전시관을 꾸민 것으로 보인다”며 “이념의 잣대로만 봐선 안되는 것으로, 민족 공동화를 위해 함께 화합하자는 의미에서 빨치산과 토벌대를 함께 기린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학계에서는 좌우 이념에 따라 서로 다른 시각으로 역사적 사실을 보고 있기 때문에 이념 대립은 언제든지 재현될 수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교수는 “빨치산의 활동 무대였던 순창 회문산에 건립된 위령탑의 경우도 양민과 빨치산 중 누구를 위한 것인지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다”며 “그만큼 좌우 갈등이 해소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추모 주체를 세우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프랑스어에서 유래된 빨치산(partisan)은 비정규 군사조직을 뜻한다. 6·25전쟁 중 남한의 공산주의세력인 박헌영과 이현상이 주축이 된 공산주의 무장활동이 지리산 일대에서 펼쳐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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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국 psy2351@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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