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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전북브랜드공연 '춘향'] 무대효과 호평…극적 긴장감 미흡

음악, 국악으로 통일…공연시설도 개선 / 일부 대사 전달·연기·노래 등 아쉬움 남겨

   
▲ 27일 열린 전북브랜드공연 국악뮤지컬 ‘춘향’의 올 상설공연 첫 무대. 사진제공=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 상설공연추진단
 

전북브랜드공연 국악뮤지컬 ‘춘향’이 올 상설공연의 첫 무대를 올렸지만 관광상품의 가능성에 의문을 남겼다. 지난해 시연을 의식한 듯 음악적 통일성과 밀집도를 보여줬지만 극적 긴장감과 재미의 부재가 아쉬움으로 지적됐다.

 

전북도 주최, 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원회 주관으로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해 지난 27일 전주시 완산구 팔달로에 있는 전북예술회관에서 ‘춘향’의 개막 공연이 열렸다.

 

구성은 지난해 김정숙 작가의 대본에서 도입부, 기생의 꽃타령 대신 전체 극을 암시하는 월매의 꿈 장면을 넣었다. 기생과 변학도의 뱃놀이 부분을 빼고 기생점고 부분을 반절 이상 줄였다. 올 제작진이 가장 많이 공을 들였다는 음악은 지난해 5음계의 전통음악과 7음계의 현대음악을 곁들인 것과 달리 일관성 있게 국악 반주와 국악가요풍의 노래로 채웠다. 지난해 무대 밖 양 옆으로 배치했던 반주팀을 올해는 오른쪽에 모아 소리를 안정적으로 배치했다.

 

특히 전용극장인 예술회관의 공연장이 기존 780석에서 300석 규모로 시설을 개선하고 조명을 보강해 관람의 편의성은 높아졌다.

 

춘향과 몽룡이 서로 바라보며 애절함을 노래한 장면에서는 별이 총총한 배경으로 천장에서 한지등 23개가 내려오는 무대 효과를 첨가해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시연이 무색해질 만큼 재미와 판소리의 맛을 살리지 못했다는 비판이 따랐다. 기생점고 이후 후반부 40분 이상은 극적인 전개나 연출이 두드러지지 않아 일부 관객은 관람 중간 고개를 기대거나 떨구었고 너댓명은 자리를 뜨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극 중간, 장식음인 시김새가 없는 판소리가 드러났지만 올해는 판소리를 전공한 춘향과 월매 역의 출연진이 국악가요풍의 노래에 맞춰 가성을 쓰다보니 대부분 발성이 원활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관람객은 A씨(41)는 “일부 대사 전달과 연기, 노래가 제대로 보여지지 않아 다음 무대에는 이를 보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시연 때 신나는 멜로디로 깊은 인상을 남겼던 ‘양반송’은 올해 국악풍으로 대폭 바뀌었다. 변학도가 부임해 부도덕한 양반을 풍자한 장면이지만 주변 인물인 육방의 개인기로 흥겨움의 부재를 메웠다. 다리 찢기, 재주넘기, 랩 등이 이어지고 갑자기 호방이 나와 진행자 역할을 하며 관객에게 박수와 아니리를 유도했다.

 

기생들이 삶의 애환을 담아 ‘헤어화 말하는 꽃’이라는 가사로 노래를 부른 뒤 ‘아잉아잉’이라는 의성어로 끝을 맺으면서 어울리지 않는 연출이 나오기도 했다.

 

첫 무대라 긴장을 많이 한 탓인지 출연진의 캐릭터가 두드러지지 않았다는 평이다.

 

지난해 방자와 향단이 ‘트러블 메이커’를 패러디하는 등 두 사람과 변학도가 주인공의 진지함과 극 전체의 밋밋함을 보완했지만 올해는 전체적으로 긴장과 이완의 조절이 부족했다는 관람객의 후기다. 변학도의 생일잔치에 이은 어사 출두에서도 극적 반전을 주지 못했고, 오히려 관군이 변학도를 꿇어 앉히는 장면에서 상투가 벗겨지는 돌발 상황이 관객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 초연 자리에 여러 도내 문화예술 관련 인사들이 참석했지만 일부는 감상평에 대해 노코멘트를 했다.

 

B씨(51)와 C씨(53)는 “배우의 연기력은 회를 거듭할수록 나아지는 만큼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며 “관객이 박수를 칠까말까를 고민하는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춘향’은 한옥마을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공연 상품으로 지난 2011년 전북발전연구원의 용역을 통해 원작을 선정한 뒤 지난해 국비 5억 원, 도비 2억 원 등 모두 7억 원으로 8차례 시연 공연을 했다. 올해는 7억6000만 원으로 전북예술회관의 기능을 보강해 오는 12월31일까지 수~토요일 오후 7시30분, 일요일 오후 4시에 공연한다. 관람료는 도민과 서울시민은 S석 기준 1만 원이다. 그 외는 R석 5만 원, S석 3만 원이다.

 

● 김정수 총감독 "현대화된 우리음악 배치…음향·조명 차차 보강하겠다"

   

“뭐니뭐니 해도 음악이 가장 달라졌습니다. 지난해 판소리와 뮤지컬로 5·7음계가 섞였지만 올해는 중간지점을 찾아 일관된 손길로 현대화된 우리 음악을 배치했습니다. 새로운 뮤지컬로 균형있는 작품입니다.”

 

지난 27일 올 상설공연의 초연을 앞둔 ‘춘향’의 김정수 총감독은 음악의 불균형 해소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도내 대표 공연으로 소리의 고장으로 자신이 들 만큼 전통의 현대적 활용과 한국적 향기를 느끼도록 했다”며 “현대적 해학보다는 전체적인 관람의 집중력에 중점을 두고 좀더 깊이 있는 한국적 정서에 다가가는 재미에 신경을 썼다”고 설명했다.

 

그는 더불어 지역의 제작 역량을 강화했다는 점에 의미를 뒀다.

 

김 감독은 “배우 22명, 반주 9명 등 지역에서 서로 다른 전공자들이 모여 한 작업 통해 협력·노력하며 멀티 플레이어가 되려는 열정이 감동적이다”며 “일부 모자란 점이 있을 지라도 나아지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야기는 그대로 두고 일부를 축약해 1시간50분에서 1시간20가량으로 길이를 줄이고 무대가 작은 만큼 세트를 간소화했다”면서 “연습기간이 짧고 시설 공사가 길어져 준비에 대한 아쉬움이 있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음향·조명 등을 차차 보강하겠다”고 덧붙였다.

 

연출자로서 상설공연의 안착에 대한 포부를 밝힌 그는 “올해는 과도기적으로 장기 공연이 정착하는 체계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공연에 대한 의견을 수렴해 매주 매달 더욱 좋아지도록 완성도를 높이겠다”며 “연출가마다 다양한 ‘춘향’이 나오도록 이 사업이 지속되는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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