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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명에 '새 삶' 주고…'아름다운 이별'

교통사고 뇌사 판정 50대 男 장기기증 / 부인·아들도 "숭고한 일" 동참 뜻 밝혀

   
▲ 故 기봉씨
 

교통사고로 뇌사판정을 받은 50대 남성이 장기기증을 통해 만성질환자 3명에게 새 삶을 선사하고 영면했다.

 

30일 전북대학교병원(병원장 정성후)에 따르면 뇌사판정을 받은 기봉씨(50·전주)가 간과 폐, 신장 2개를 기증했다.

 

지난 24일 교통사고를 당한 기씨는 전북대병원 응급실로 이송됐으며,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아오다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29일 최종 뇌사판정을 받았다.

 

고인은 생전에 장기기증 신청을 해놓지는 않았지만 가족들은 평소 장기기증에 긍정적이었던 기씨의 유지를 받들어 장기기증을 결정했다.

 

기씨의 부인 정미숙씨(50)는 “남편이 평소에 장기기증이 생명을 살리는 숭고한 일이라는 말을 자주 했다”면서 “비록 장기기증 서약을 하지는 않았지만 남편의 뜻이라 생각하고 기증을 결정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기씨 아들(22)도 “쉬운 결정은 아니었지만 아버지는 생전에 남을 도와주는 것을 좋아하는 분이셨기에 가시는 길에도 좋은 일을 하고 싶으셨을 것이다”면서 “어머니의 결정을 따랐다”고 말했다. 정씨는 “아이들이 동참해줘서 마음에 짐을 내려놓는 기분이다”면서 “남편이 평소에 운동을 좋아했고, 건강한 사람이었던 만큼 남편의 장기를 받으신 분들도 부디 건강하게 잘 살아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특히 정씨와 아들은 고인의 숭고한 정신을 이어 장기기증 서약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혀 주위를 훈훈하게 했다.

 

고인이 기증한 장기 중 신장 1개는 전북대병원에서 이식수술을 마쳤으며, 나머지 신장 1개와 간은 서울의 한 대학병원으로, 폐는 부산의 한 대학병원에 전달돼 소중한 목숨을 살렸다. 이식수술을 집도한 유희철 교수(간담췌이식외과)는 “갑작스럽고 힘든 상황에서도 어려운 결정을 해주신 가족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새 생명을 받은 환자들이 고인과 가족들의 숭고한 뜻을 마음 속 깊이 기억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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