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두 시간 돌아보면 족할 정도로 마을은 아주 작지만, 이 마을을 지켜낸 주민들의 열정이 예사롭지 않다. 그 결실은 마을의 역사를 온전히 만날 수 있는 마을자료관에도 있다. 자료관은 역이었던 ‘쯔마고혼진(妻籠宿本陳)’을 복원한 공간이다. 흑백사진이나 민속자료는 대부분 1960년대부터의 것이지만 마을의 오랜 역사는 영상을 비롯한 다양한 기록으로 만날 수 있다.
알려지기로는 쯔마고가 오늘의 모습을 지킬 수 있었던 것은 마을의 민속자료를 수집하던 ‘쯔마고를 사랑하는 모임’의 활동 덕분이다. 쯔마고 주민들은 1971년 ‘주민헌장’을 제정하고 ‘팔지 않고 빌려주지 않고 부수지 않는다’는 구호를 만들었다. 이 모임을 구성하고 있는 다양한 위원회의 역할도 흥미롭다. 식당위원회, 숙박위원회 등 찾아오는 관광객들을 위해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위원회가 있는가 하면, 건축물 보존을 위한 ‘통제위원회’나 행사와 축제를 관리하는 ‘문화위원회’도 있다. 주민 스스로 다양한 규약을 만들어 지키며 마을을 보존해낸 사례는 일본 안에서도 시민운동의 모범으로 꼽힌다.
일본 정부는 1976년 쯔마고를 보존지구로 지정했다. 일본의 첫 지정마을이다. 지정구역도 마을 공간 뿐 아니라 주변부를 포함시켜 그 넓이가 1,2454ha나 된다. 쯔마고는 1983년 보존재단을 설립해 더 적극적으로 마을 보존 활동을 해오고 있다.
지난 7월에 찾아간 작은 여관마을은 아름다웠다. 시간이 멈춘 듯, 에도시대 건축물이 이어지는 마을 곳곳에서는 쯔마고 주민들의 의지가 빛났다. 허투루 지나칠 수 없는 소중한 교훈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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