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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소문의 효과

‘다양성 영화’란 이름을 달고 개봉한 영화 한편이 놀라운 흥행성과로 화제가 되고 있다. 존 카니 감독의 음악영화 ‘비긴 어게인’이다. 이 영화는 8월 중순 국내 개봉 된 이후 한 달 만에 250만 명 관객을 돌파했고, 지난 1일엔 누적 관객 수 300만 명을 넘어섰다. ‘다양성 영화’로 국내 흥행 1위를 지키고 있던 다큐멘터리 ‘워낭소리’의 관객 수 293만 4000명(2009년)을 뛰어 넘은 기록이다. 게다가 이 영화의 OST는 국내음원 순위까지 석권한 상황이다.

 

‘다양성영화’는 저예산을 투입한 소규모 실험·예술 영화를 이른다. 대규모의 제작비를 들여 만드는 상업영화와 달리 소규모의 제작비가 투입되는 특성 때문에 상업영화와 대비되는 의미로 사용되기도 한다. 이런 기준으로만 본다면 ‘비긴 어게인’은 다양성 영화로 분류되기에는 투자한 제작비가 너무 많다. 제작비 2500만 달러(253억 원)에 개봉관 수만도 185개나 된다. 출연배우들도 ‘캐러비안의 해적’의 키이라 나이틀리, ‘어벤져스’의 마크 러팔로, 그리고 ‘마룬5’의 보컬인 팝스타 애덤 러빈 등 할리우드의 주류스타들이다. 이 때문에 ‘다양성 영화’로서의 정체성을 의심(?) 받기도 하지만 오히려 그러한 요소가 성공요인이 됐다는 분석도 있다.

 

‘비긴 어게인’은 스타로서 명성을 잃은 음반프로듀서와 스타가수 남자친구를 잃은 싱어송라이터가 뉴욕에서 만나 함께 노래로 다시 시작하는 이야기다. 영화를 끌어가는 힘은 음악이다. 뉴욕을 배경으로 감각을 돋보이는 영상과 세련된 음악의 조화는 관객들의 감성을 자극하며 영화 속으로 끌어들인다.

 

존 카니 감독은 이미 전작 ‘원스’를 통해 음악영화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원스’는 제작비 15만 달러(한화 1억 5000만 원)로 제작한 저예산 영화였음에도 불구하고 2006년 당시 국내에서 독립영화 사상 처음으로 20만 명 관객을 모았다.

 

‘원스’에 이어지는 ‘비긴 어게인’은 특히 한국에서 압도적인 흥행성과를 올리고 있다. 알려지기로는 이 영화의 해외 매출 절반 이상이 한국에서 거둬들인 액수라고 한다.

 

주목되는 것이 있다. 흥행 공신으로 꼽히는 ‘입소문’ 효과다. 전문가들은 ‘비긴 어게인’을 본 관객들이 SNS와 블로그를 통해 올린 홍보 효과가 매스미디어가 쏟아내는 광고 효과에 결코 밀리지 않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대중들이 만들어내는 마케팅의 새로운 힘이 확인된 셈이다. ‘입소문’의 효과가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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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kimej@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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