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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과 함께 따뜻한 겨울] 전북 9000가구…아직도 연탄불로 추위를 녹인다

취약계층 대부분 에너지 구입비용으로 시름 / 연탄 1장당 소매가 배달거리 따라 최고 900원 / 정부·지자체 지원 늘려 난방비 고충 덜어줘야

▲ 지난해 전북일보와 (사)따뜻한 한반도 사랑의 연탄나눔운동 전주지부가 공동 주최한‘사랑의 연탄나눔’행사에서 임실 대리초등학교 아이들이 환한 웃음과 함께 연탄을 배달하고 있다. 전북일보 자료사진

# 전주시 서완산동에 사는 박순애 씨(76·여)는 (사)따뜻한 한반도 사랑의 연탄나눔운동 전주지부가 주최한 ‘사랑의 연탄 나누기 운동’에 의해 지난해 11월 22일 연탄 300장을 전달 받았다.

 

그는 “주민센터를 비롯한 봉사단체들이 해마다 연탄을 공급해준다. 춥고 몸도 아프지만 여러 사람들의 도움으로 인해 힘을 받는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박 씨는 기초생활수급자이며 혼자서 생활하고 있다.

 

# 전주시 송천동에 사는 김삼영 씨(81·여)는 지난해 12월 27일 연탄 500장을 받았다. 이날 김 씨에게 연탄을 전달한 이들은 전주 모 교회 청년부 회원들이다. 그는 “젊은이들이 집에 찾아오니 훈기가 돈다. 매년 잊지 않고 어딘가에서 도움을 줘서 늘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며 “연탄이 쌓여 있는 것을 보니 마음이 든든하다”고 말했다.

 

이번 겨울에도 전북지역 곳곳에서 따뜻한 연탄 나누기가 이어졌다.

 

공장도 가격이 373.50원(전국 공통)인 연탄의 소매가는 지역마다 다르다. 싸게는 500원부터 시작해서, 접근이 어려운 고지대의 경우 배달거리에 따라 800~900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일반적인 라면 1봉지 가격(약 800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아직도 연탄을 사용하는 가구가 있냐’고 묻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연탄은 꾸준한 사용량을 기록 중이다.

 

20일 전북도에 따르면 도내 연탄 사용가구는 지난 2007년 1만1615가구였고 꾸준히 약 9000~1만 가구를 유지했다. 지난해 9월 기준으로는 9089가구에 달했다.

▲ 전주 배드민턴 동호회 하나클럽.

이번 겨울 도내 시·군별 연탄 사용 가구는 전주시 659 가구, 군산시 680, 익산시 1558, 정읍시 1133, 남원시 341, 김제시 2359, 완주군 556, 진안군 191, 무주군 190, 장수군 138, 임실군 247, 순창군 259, 고창군 564, 부안군 214 가구로 파악되고 있다.

 

전북도 관계자는 “연탄 사용가구가 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줄어들지도 않고 있다”면서 “연탄을 난방연료로 사용하는 취약계층 대부분은 에너지 구입비용이 가구 소득의 상당부분을 차지,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가구이므로 에너지 구입비용을 감소시키기 위한 정부나 지자체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2008년부터 저소득층 연탄 보조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이번 겨울 도내에서는 연탄 사용 가구의 71.7%인 6469가구가 연탄 보조 사업 대상에 포함돼 1가구 당 16만9000원을 지원 받았다.

 

저소득층 연탄 보조 사업은 정부가 저소득층 연탄사용가구의 동절기 난방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동절기 평균 연탄소비량(894장)에 대한 연탄가격 인상 차액분을 지원하는 내용이다. 이를 통해 정부는 연탄가격 인상 여파가 저소득층에 전가되지 않도록 하고 있다. 겨울철에 사용할 연탄 전량을 무료로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독거노인, 장애인 가구 등이 매년 해당 지역 주민센터에 신청해 지원을 받고 있다.

 

전북지역 연탄 공장 역시 명맥을 잇고 있다. 도내에서는 전주와 정읍에 한 곳씩, 모두 2개의 연탄 공장이 운영 중이다.

▲ 전주 상산고 3회 졸업생들.

전주 연탄공장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연탄 190만장을 찍어냈다. 이달에도 그정도를 생산할 것”이라며 “10년 전에는 연탄 생산량이 갈수록 줄어들 것 같았는데 정작 그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를 바가 없어 다소 의아하다”고 말했다.

 

정읍 연탄공장 관계자 역시 “작년 12월에 연탄 50만장을 생산했다”며 “당분간은 수요가 계속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탄은 앞으로도 가정에서 그 불꽃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모두가 힘들고 가난했던 시절 서민 가정에 온기를 안겨줬던 연탄은 지금도 그 사명을 충실히 감당하고 있다.

 

● 전북일보·사랑의 연탄 등 연탄나눔운동 '활활'

 

한파를 녹여내는 연탄 나눔의 열기가 이번 겨울에도 후끈 달아올랐다.

 

전북지역 연탄 나눔 운동에는 (사)따뜻한 한반도 사랑의 연탄나눔운동과 전주연탄은행 등 사회단체를 비롯해 각 기업과 자치단체·종교단체 등이 참여했다.

 

(사)따뜻한 한반도 사랑의 연탄나눔운동 전주지부(지부장 최인규)의 경우 지난해 11월 4일 임실군 신평면 일대에서 이번 겨울 첫 연탄 나눔 운동을 진행했다. 이후 매주 주말과 평일 2~3차례에 걸쳐 연탄 성금을 기탁한 동호회 및 친목단체와 함께 저소득층 가정에 연탄을 배달했다.

 

올해로 9년째 연탄 나눔 운동을 담당하고 있는 최인규 지부장은 “예전보다 살기가 많이 좋아졌다지만 아직도 우리 주위에는 어려운 이웃들이 많다”며 “오히려 어렵고 소외받는 사람들의 봉사 참여가 더 활발한 것 같다. 의미 있는 일이 널리 알려져 도움의 손길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연탄 나르기 현장을 일일이 찾고 있는 이현 간사는 “주로 고지대 거주자들이 연탄을 많이 때고 있다”며 “지금도 옛 화덕을 쓰는 가정이 있어 위험이 많은데 행정기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상황이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따뜻한 한반도 사랑의 연탄나눔운동 전주지부에 성금을 기탁하거나 연탄 나르기에 직접 참여한 단체는 전라광장·전북은행 홍산로지점·전일고등학교·길건축사사무소·전북일보 리더스아카데미·전북여성단체협의회·전라배구클럽·전주청소년참여위원회 등 수십여 개에 달한다. 또 전주연탄은행에는 전주시청 공직자·전주보훈지청·아이돌 그룹 인피니트 소속 ‘성규’ 팬클럽 등이 참여했다. 이처럼 연탄 나르기에는 학부모와 청소년, 기업 근로자 등 각계각층의 시민들이 함께하고 있다.

 

20일 사랑의 연탄에 따르면 오는 24일에는 전라고등학교 학생들이 전주시 송천동 일대 독거노인·소년소녀가정에 1100장의 연탄을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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