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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KTX

영국인 와트가 증기 기관을 발명한 뒤 지구촌의 문명은 엄청난 속도로 진보를 거듭했다. 기차와 자동차, 선박, 배행기 등이 잇따라 개발되면서 지구촌이 일일생활권으로 묶였다.

 

초고속열차가 개발돼 속속 현장에 투입되고, 조만간 호남KTX가 개통되면 익산에서 서울까지 불과 66분이면 갈 수 있다. 익산에서 아침에 KTX를 타고 서울 회사에 정상 출근할 수 있는 시간이다.

 

철도에서 얻는 이익이 많지만, 전북의 철도에는 일제 수탈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전북에서 가장 먼저 개통한 역은 군산역과 익산역이다. 1912년 3월6일이다. 이들 역은 일제가 호남평야에서 수탈한 쌀 등을 본국으로 손쉽게 가져가기 위한 수단으로 개설한 전북인의 눈물이 담긴 철도역이다.

 

전주역은 1914년 11월에야 개통됐다. 100년 전 경부선 호남선 철로가 개설될 당시 전주의 양반들이 철로 개설을 반대하는 바람에 조그만 읍에 불과했던 이리에 역이 먼저 들어섰고, 전주역은 한참 후 전라선의 한 역으로 개설됐다.

 

최근 호남KTX 개통 연기를 촉발시킨 서대전역은 1936년 11월에 개통됐다. 경부선과 호남선이 분기하는 대전역이 중심이었지만 1978년 호남선이 서대전역으로만 통과하게 되면서 서대전역은 호남의 관문처럼 됐다. 호남선이 1910년 기공된 후 호남선과 전라선상에서 대전역의 위상이 커진 것이다.

 

대전이 호남KTX 개통을 앞두고 뜸금없이 ‘서대전역 경유’ 몽니를 부리는 것은 그동안 호남선통과 덕분에 차지했던 그들의 이익을 끝까지 지키겠다는 이기주의다. 145만 대전이 500만 호남의 이익을 빼앗으려는 상식 이하의 폭력이다.

 

호남KTX는 원래 서울 용산을 출발, 천안에서 남공주를 거쳐 익산-광주-목포를 잇도록 계획됐다. 그러나 2005년 충북이 오송역을 호남KTX 분기역으로 해야 한다고 몽니를 부려 관철시키는 바람에 호남이 피해를 봐야 했다. 이번에는 대전이 호남KTX 바지 가랑이를 잡고 늘어지고 있다. 대전이 충북 오송역에서 배운 나쁜 선례를 반복하라고 정부에 압력을 넣고 있는 것이다. 충청도의 염치가 너무 심하다.

 

대전은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의 표를 무기로 내세워 여야와 정부를 협박하고 있는 형국이다. 정당과 정부는 원칙을 똑바로 지켜라. 호남KTX은 원래 서대전 코스가 없는 국가 기간철도 사업이다. 그 원칙을 지키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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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 jhkim@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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