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립미술관 9월 예정 / 첫 전시자문회의 개최 / 작가 선정 방향 등 논의 / 역동성 강조로 차별화
전북도립미술관이 오는 9월 여는 아시아현대미술전의 차별성과 당위성 확보가 요구되고 있다. 단발성 행사를 벗어나 지속성을 지니기 위해서는 고유한 정체성과 지역사회의 공감대 형성 등이 필요조건으로 제시됐다.
이같은 의견은 11일 완주군 구이면에 있는 도립미술관 회의실에서 열린 ‘아시아현대미술전 2015’의 첫 전시자문회의에서 나왔다. 이날 회의는 아시아 현대미술전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진행 상황과 추진계획을 알리고 이에 대한 자문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됐다.
자문회의에는 구성위원인 강신동 전북미술협회장, 김찬동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전문위원, 박은주 한국예술문화비평가협회 부회장, 이승우 미술평론가, 장석원 전북도립미술관장, 하정웅 (사)수림문화재단 이사장이 참석해 전시 주제, 구성, 작가 선정 등에 대한 우려와 대안을 나눴다.
하정웅 이사장은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아시아현대미술전을 홍보를 하고 있지만 대부분이 전북이 어디인지, 왜 여기서 미술전을 하는지를 반문했다”면서 “큰 행사를 치르기 위해서는 도민의 인식도 함께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하 이사장은 이어 “5억 원이라는 예산이 행사를 치르는데 회의적인데다 적은 인력으로 무리하게 일을 추진하지 않을까하는 걱정이 든다”고 덧붙였다.
김찬동 전문위원도 “방향성에 중심을 두고 동학의 인내천 사상과 같은 역사·문화적인 의미를 담은 철학을 설정해서 출발해야 차별화할 수 있다”며 “지역민의 참여와 적극적인 협력은 철학과 작품의 질 등으로 설득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전북의 경우 예향과 선비의 풍토가 강한 고장인데 전위적인 현대미술을 선보였을 때의 괴리감을 좁히는 연구도 필요하다”며 “역동성을 강조한다면 행위예술나 미디어아트 또는 소리·맛·건축 등과 융복합한 콘텐츠를 선보이는 방식으로 차별화가 가능하다”고 제안했다.
참여 작가의 선정에 따라 차별성이 담보된다는 의견도 이어졌다.
이승우 미술평론가는 “이름보다는 작품 위주로 참여 작가를 선별해 어디에 있는 듯한 전시가 아니라 정말 처음 시도하는 전시가 되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박은주 이사장은 “먼저 전북의 의욕에 박수를 보낸다”고 말문을 열고 “미술장르 가운데 우리나라에서 미약한 부분이 퍼포먼스인데, 이 분야는 빠른 시간 내에 흥행성을 거둘 수 있다”고 보탰다.
아시아현대미술전의 당위성으로는 전주라는 도시의 상징성과 전통 문화자산이 근거로 이야기됐다.
강신동 회장은 “문화적 힘이 한국의 한 지방에서 발현된다 하더라도 어색하지 않고 그 자체가 포부다”며 “아시아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다”고 요약했다.
장석원 관장도 “전주는 풍수지리적으로 중요한 모악산을 중심으로 온전한 도시라는 의미가 담겨 있고 소리, 음식, 유교문화 등 전통이 가장 잘 살아있다”며 “지리적으로 아시아라는 구획을 짓지 않고 아시아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공유하고 예술적 능력을 재생산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고 답변했다.
아울러 장 관장은 “국가 대 국가나 미술관 대 미술관이 아닌 네트워크로 구축되는 미술전을 치르겠다”고 덧붙였다.
아시아미술을 소재로 한 비엔날레의 경향과 추이를 살피고 실질적으로 야기되는 문제와 해소하는 방안도 제언됐다.
박은주 이사장은 “일본의 후쿠오카트리엔날레는 제국주의 시대의 향수적 시각으로 아시아현대미술을 바라보고 있다”며 “전북은 아시아의 핵 가운데 하나가 되기 위한 목표로 아시아중심현대미술제로 치르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박 이사장은 “전문인력의 확보 방안이 심각하고, 지역 작가의 참여도 전체의 20%까지 올려 지역민에게 도약할 발판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며 “예산이 적은 만큼 도립미술관 외에서 하는 부대행사는 다른 사업비로 충당하며, 특히 유명세가 있는 한옥마을을 활용해 관광과 미술을 연계하면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시아현대미술전은 오는 9월11일에서 11월15일까지 2개월간 이뤄지는 대규모 미술행사다. 아사아권 15개국 약 50명의 작품 70여점을 도립미술관 전관과 전북예술회관에서 전시할 예정이다. 아시아 현대 사회의 역동성을 전시 형태로 구축해 전위적이고 현대적인 작품을 소개할 방침이다.
더불어 중국, 일본, 대만 등 5개 미술관장이 참여하는 국제세미나, 국내외 작가 7~8명이 펼치는 국제 퍼포먼스 페스티발 등이 곁들여지고, 도내 작가만을 소개하는 별도의 전시도 이뤄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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