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립미술관 '80년대와 한국미술전' 6일부터 / 수묵운동·형상미술 재조명…43명 작품 선봬
시대와 맞물려 새로운 그림을 추구했던 움직임이 조망된다. 도내 출신 화가들이 주축이 된 수묵화운동과 형상미술이 30여년 만에 그 맥을 잇는 작품과 함께 회고된다.
전북도립미술관은 6일부터 다음달 4월19일까지 완주군 구이면에 있는 본관에서 ‘1980년대와 한국미술’전을 진행한다. 개막식은 6일 오후 4시 도립미술관 강당.
이번 전시는 현대미술사를 정립하려는 도립미술관의 성격을 드러낸 장석원 관장의 실질적인 첫 기획전이다. 민주화와 더불어 문화예술계의 급격한 변화와 성장이 시작된 1980년대 미술계의 주요 흐름인 현대 수묵운동과 형상미술 운동의 작품 세계를 재조명해 예술과 사회의 상관관계를 고찰하는데 중점을 뒀다.
수묵 26명·45점, 형상 27명·60점 등 모두 43명이 105점을 선보인다. 주요 작가들의 과거·현재의 작품을 동시에 걸고, 인접한 작품을 보여주는 작가를 포함했다.
수묵운동은 도내 출신인 고(故) 송수남 화백과 홍익대 출신의 제자들이 주축이 된 실험적인 한국화다. 지난 1981년 11월, 고 송수남 작가와 신산옥, 김호석, 이철량 작가가 열었던 ‘수묵화 4인전’이 시발점이었다. 기존의 관습을 탈피하고 먹을 중심으로 현대성을 접목한 한국화를 추구했다. 이후 1993년까지 매년 20~30대 작가 100여명이 대작을 선보이는 전시가 이어지면서 수묵화운동이 꽃을 피웠다.
이번 전시에는 고 송수남 화백과 그의 제자를 비롯해 독자적인 먹의 세계를 추구한 작품이 함께한다. 김미순 김범석 김승호 김천일 김호득 김호석 류회민 문봉선 박문종 박병춘 박성수 박인현 박지예 안성금 오숙환 유근택 이길원 이보영 이양우 이윤호 이철량 임진성 홍석창 홍순주 홍용선 작가가 참여했다.
고 송수남의 ‘붓의 놀림’의 경우 굵고 검은 선으로 산수 형태를 나타냈다.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원초적인 조형미를 강한 붓질로 표현했다.
형상미술 운동은 민주화가 치열하게 요구되던 시절 민중미술과 함께 태어났지만 예술에 방점을 두고 표현주의적 형상을 나타냈다. 민중미술이 이데올로기 관점에서 예술을 그 수단으로 다뤘다면, 형상미술은 예술적 견지에서 인간과 사회의 모순, 시대적 억압 등을 예술을 빌어 항변했다는 해석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도내 출신 강관욱·홍선기 작가뿐 아니라 고경훈 김보중 김산하 김상연 김진열 박수만 박정애 신학철 안창홍 이흥덕 정복수 홍순모 황재형 황주리 황효창 작가의 작품이 선보인다.
강관욱 작가의 ‘구원03-6’은 구원 연작 가운데 하나로 베로 만든 전통 옷을 입은 인물의 아픔과 고통을 하얀 돌로 섬세하게 조각했다.
장석원 관장은 “1980년대 미술은 어두운 시대 속에서 절실한 이유로 태어난 자생적 예술로 한국현대미술의 근간으로 재인식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며 “당대의 미술이 무엇을 말하고 어디에 가치를 두느냐의 시각으로 봤을 때 민주화를 향한 투쟁 과정에서 예술가로서 사회적 의미와 역할을 고뇌하며 자체적으로 생산된 원형적인 힘을 지녔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울러 “아시아 국가 중 거의 유일하게 민주화를 쟁취한 한국에서 80년대 미술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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