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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마당창극 '천하맹인…' 더 젊어졌다

한옥 활용 야간상설공연 시작…10월17일까지 / 능청 연기 흥겨움 더해져… 일부선 "구성 산만"

▲ 심봉사와 뺑덕의 연기 모습.

전주 마당창극이 더 젊어지고 재미져 돌아왔다. 관객과 소통하려는 다양한 시도 때문인지 산만한 구성은 보완이 요구됐다.

 

전북도와 전주시가 주최하고 전주문화재단이 주관하는 한옥자원활용 야간상설공연의 4번째 작품인 ‘천하맹인이 눈을 뜨다’가 지난 23일 오후 8시 전주전통문화관 혼례마당에서 개막해 오는 10월17일까지 펼쳐진다.

 

지난 2013년에 초연한 이 공연은 올해 1인 연출자 체제로 만들어졌다. 심봉사가 ‘황성블라인드관광단’과 함께 잔치에 가기까지의 우여곡절을 거쳐 심청과의 상봉이 주요 내용이다. 여기에 8명의 맹인과 황털, 뺑덕이 펼치는 춤과 노래, 능청스러운 연기로 유쾌함을 더했다.

 

달을 걸친 한옥을 배경으로 막을 올린 공연은 시작 전 출연 배우인 임인환 씨의 ‘바람잡기’로 분위기를 띄웠다. 어깨춤과 박수, 추임새를 유도한 뒤 사물놀이의 길놀이로 문을 열었다. 이어 비트박스와 출연진의 춤이 흥겨움을 담당했다.

 

‘황성블라인드관광단’을 모집하는 황털(황봉사) 역의 유태평양 씨와 뺑덕 역의 최경희 씨의 능청스러운 연기에는 관객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한 모습이 역력했다.

 

심봉사 역을 맡은 왕기석 명창은 심청가 중 심청의 비문 찾아가는 대목과 눈 뜨는 대목 등을 전통 판소리로 선보이며 무게 중심을 잡았다. 왕후가 된 심청과 재회하는 장면에서는 눈물을 쏟는 열연으로 절정을 이뤘다. 심청 역을 맡은 고소라 씨도 아버지를 그리워하면서 부르는 추월만정(秋月滿庭) 대목 등 판소리를 담당하며 극의 특성을 살렸다.

 

작품은 사회적인 풍자도 빼놓지 않았다. ‘땅콩회항’을 연상케 하며 손님인 맹인들이 주막의 주모인 안젤리나에게 “메뉴얼대로 하라”라는 ‘갑질’에피소드, 심봉사가 “총리 지명됐는데 임명은 안 될꺼여”라며 툭툭 던지는 대사로 동시대성을 담았다.

 

하지만 효심을 상징하기 위해 등장시킨 어린 심청이 노래하는 장면은 애초 제작 발표회 때 큰 의미를 둔 것과 달리 불필요한 장면으로 꼽혔다. 새로운 인물로 설정된 안젤리나가 ‘사회적 을’의 고충을 털어놓는 장면도 뮤지컬을 접목했지만 마당창극이라는 특성을 흐리는데다 극의 전개상 정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출연진 가운데 심봉사를 제외하고 대부분 젊은층 위주로 짜여져 주인공의 집중도가 크다는 의견이다.

 

더욱이 20도 가까이 나는 일교차로 인해 공연 시간 내내 추위를 호소하는 관객도 상당수였다.

 

올해 첫 공연을 관람한 강모 씨(39)는 “관광상품으로 좋지만 전주의 문화자원인 판소리가 적어 아쉬웠고, 성악 전공자와 판소리 명창의 듀엣보다는 판소리만의 소리가 보완되길 바란다”며 “시각적으로 아버지와 딸같은 심봉사와 안젤리나가 마지막에 커플이 되는 설정은 거부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도내 문화예술 관계자 A씨는 “기존에서 많은 변화를 시도한 듯하다”며 “젊은 배우가 많아 다소 힘이 딸리지만 정리가 되면 나아질 것으로 본다”며 “안젤리나, 어린 심청의 독창 무대가 다소 어색해 마당창극의 색깔을 가져가는 측면에서는 일부 정리를 해야 할 것”이라고 평했다.

 

한편 올 공연은 주인공 심봉사 역을 트리플 캐스팅(triple casting)해 왕기석·송재영 명창, 중견 소리꾼인 정민영 씨와 30여명의 출연진이 3팀으로 순환 출연해 각기 다른 색을 낼 예정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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