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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은 무슨…

하루라도 더 젊을때 보고 듣고 노는 것이 인생의 미덕 아닐까

▲ 문이랑 음악 프로듀서
나는 청춘이라는 말을 자주 쓰지 않는다. ‘청춘은 OO다.’ 라고 스스로 정의하기도 아직은 낯 간지럽고, 실제로 다른 사람과 대화할 때 그 단어를 꺼내는 것 또한 낯설다.

 

그래서 처음 ‘청춘예찬’의 글을 제안 받았을 때 고민을 많이 했다.

 

나는 누구에게 글로서 가르침을 주거나 혹은 위로해줄 수 있는 그런 사람도 아니고, 심지어는 나도 내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또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한번씩 막막하니까.

 

어쨌든 글을 쓸지 말지 결정하기 전에 여러 칼럼들을 쭉 읽어보는데, 어느순간 짜증이 솟구쳤다.

 

청춘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그 많은 사람들 중 아무도 그들의 일상을 얘기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다들 뜬 구름 잡는 얘기를 길게 늘어뜨려 ‘우리는 OO 해야 한다.’ 같은 정치적인 이야기로 선동하는 글이 대부분이었다.

 

그리고는 화를 한참 식힌 후에, 그런 부류의 글들을 몇 번 더 읽고 나서야 결국 글을 써보는 것으로 결심했다.

 

대신 나는 별 생각없이 그냥 쓰고 싶었다. 굳이 내가 아니어도 살면서 옆에서 남의 인생에 훈수를 두는 이들이 득실거릴 텐데, 억지로 설정해서 공감대를 얻으려고 하거나, 글을 보는 이들에게 딱히 교훈 같은걸 주고 싶지 않았다.

 

여행을 가면 어딜 다녀왔는지에 대해 썼고, 친구들이 평소에 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 그냥 그것에 대해 글을 쓰곤 했다.

 

부끄럽지만 ‘청춘’은 이런 것이 아닐까? ‘어떻게 살아야 한다.’ 라는 강박적인 목표의식이나 꿈보다는 그냥 하고 싶은 대로 사는것.

 

훈수를 줄 사람보다는 그냥 지켜봐 줄 사람들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

 

난 흔히들 말하는 젊을 때 공부 안 하면 늙어서 고생한다는 말을 믿지 않는다. 오히려 많이 놀아본 사람이 늙어서도 재밌게 살 것이라고 믿는편이지. 하루라도 더 젊을 때 최대한 많이 보고 듣고 노는 게 인생의 목표까지는 안되더라도 미덕까지는 삼을 수 있겠다.

 

필요 이상의 지나친 긍정으로 무슨 말을 들어도 피로해지는 요즘 나름 괜찮은 삶이었다고 만족을 하던, 땅을 치고 후회를 하던 그건 나중에 생각해도 될 일이라고 생각하면서 사는 편이 심적으로 좀 더 편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꽃다운 청춘’ 같은 말은 이 글을 쓴 첫 문단에 쓴 것과 같이 낯간지러운 낱말이 되었고, 오히려 청춘앞에 다른 말을 붙여야 한다고 하면 그건 ‘불타는’ 이 되어야할 것 만 같다.

 

청춘의 시간을 지나온 부모님 세대의 어른들은 벼랑 끝에 서 있고 그들이 부럽게만 바라보는 우리 또한 하고 싶은 일을 떠올리기 보다는 언젠가 그 벼랑 끝으로 몰릴 것이라는 불안감에 시달린다.

 

요즘 우리가 사용하는 여러 기기들 처럼 사는 것에 ‘포맷’ 이라는게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턱도 없는 얘기… 이러니 애초에 내 말은 하고싶은 것 하고, 살고 싶은대로 살자는 얘기다.

 

이제는 누군가 말을 할때가 되지 않았나? 청춘? 청춘은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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