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살풀이춤 명인 발자취 더듬어본다

최선, 팔순기념 공연 / 5일 삼성문화회관서

“어쩌면 마지막 무대가 될 지도 모르는 이 자리에서, 내빈 분들의 기억에 남을 수 있는 춤을 추고 싶습니다”

본인의 팔순 기념 공연을 앞둔 원로 무용가이자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15호 호남살풀이춤 명인 최선 씨(80·본명 최정철).국악을 좋아했던 어머니를 따라 무용에 발을 붙인 그는 대한민국의 내로라하는 무용가들의 스승이자 버팀목이었다. 그는 황무지에 가까웠던 전북의 무용계에서 자신만의 무용 분야를 개척했다.

그런 그가 오는 5일, 80년 인생의 발자취를 더듬는 ‘유서 깊은 무대’를 선보인다(오후 6시 전북대학교 삼성문화회관).

이번 공연 타이틀을 ‘산수(傘壽)의 길 80 최선 춤 맥의 터’로 걸었다 . 나이 80을 의미하는 ‘산수’란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그는 3막에 걸쳐 춤으로 평생을 살아 온 그의 일대기를 무대에서 펼쳐낸다. 즉, 자서전적 의미가 담겨있다.

그래서 이번 무대의 대본과 안무, 구성 등 총감독을 본인이 맡았고, 연출은 극단 신화의 대표인 아들 최지훈 씨가 맡았다.

1막에서는 6·25 전쟁 발발 이후 자신의 스승이 피란을 떠나자, 사라져 가는 조선 춤을 배우기 위해 사방으로 수소문 하던 모습이 그려진다. 특히 이 막에서는 비보이 이스트기네스와 남자무용수가 대거 등장할 예정인데, 해방공간과 한국전쟁의 혼란상을 역동적으로 드러내기 위한 찬조 출연이다.

2막은 고난과 시련을 넘어 조선의 춤을 지켜낸 청년의 모습이 그려진다. 그는 이 시절 전주에서 정읍농고 출신 은방초(본명 은종협)를 만나게 되고, 그와 함께 무용연구소를 차렸다. 이 시절에 대해 “빈 터에 씨를 뿌렸다”고 묘사하는 데, 중견무용가로서 제자를 육성했던 시절을 의미한다.

마지막 3막에서는 그가 지키고 전수해온 호남살풀이춤으로 대미를 장식한다. 그는 여기서 백발분장을 하고 나와 풍파를 뚫고 ‘조선 춤’을 지켜 낸 거장의 모습을 연출할 생각이다.

그는 이 날 무대에서 호남살풀이과 동초수건춤, 호남산조춤 등 그동안 평생 걸어온 모든 것을 표현할 요량이다.또 그가 평생 동안 키워낸 수많은 제자들도 대가 출연해 스승의 팔순공연을 빛낸다.

최선 명인은 “80평생 수많은 시련을 극복해오며 춤에 열정을 바쳤다” 며 “춤은 나에게 있어 인생 그 자체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여태까지 아껴주시고 사랑으로 보듬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며 “이번 공연에 꼭 오셔서 자리를 빛내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입장료는 무료, 문의 063) 254-32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