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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한옥마을 버스킹, 아름다운 예술 되려면…"

문화포럼 이공 포럼 개최 / 공연 공간 점유 문제 화두 / 희망지역 조사·주민 공감 / 라이선스 도입 등 대안 제시

▲ 지난 24일 전주시 서신동 ‘Cafe 마실’에서 ‘전주 한옥마을 버스킹, 소음인가 예술인가?’라는 주제로 포럼이 열려 (왼쪽부터) 장걸 전주문화재단 사무국장, 김병수 전주시 전통문화과장, 좋아하는 밴드의 리더 조준호, 포크듀오 ‘이상한 계절’리더 김은총, 국악그룹 ‘아따’리더 김지훈 씨가 토론을 하고 있다.

전주 한옥마을 내 버스킹(busking, 길거리 공연)에 대해 라이선스(license, 면허) 발급과 같은 제도적인 도움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더불어 자치단체, 문화예술인과 라이선스 발급 기준에 대한 전문적인 논의를 비롯해 공연 자체에 대한 지역주민의 공감대 형성도 제안됐다.

 

문화포럼 이공(異共) 주최로 지난 24일 오후 7시 전주시 서신동 ‘Cafe 마실’에서 ‘전주 한옥마을 버스킹, 소음인가? 예술인가?’를 주제로 한 포럼이 열렸다. 이날 포럼에는 김병수 전주시 전통문화과장과 장걸 전주문화재단 사무국장, 국악그룹 ‘아따’의 리더 김지훈 씨와 포크듀오 ‘이상한 계절’의 리더 김은총 씨, 홍대 버스커 1세대이자 ‘좋아서 하는 밴드’의 리더 조준호 씨가 참석했다.

 

김병수 과장은 “2000년대 초반 한옥마을 관광마케팅을 위해 버스킹을 권장했던 적이 있었지만 소음이 심하지 않았다”면서 “현재는 소음에 관한 민원이 많기 때문에 버스커들의 공연 공간이 부족하더라도 제한을 둘 수밖에 없다”고 운을 뗐다.

 

포럼에 참석한 패널 중 일부는 민원의 실체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전북도와 전주시가 접수한 한옥마을의 소음 민원에 대해 정보공개 청구를 했다는 김은총 씨는 “민원 통계를 얻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김지훈 씨도 민원의 주체가 한옥마을 주민인지 정확히 따져봐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하지만 무분별한 버스킹이 소음이 될 수 있다는 데는 모두 공감했다. 엠프 출력을 과도하게 높인 채 주거공간에서 버스킹하는 상황에 대해서다. 해결책으로 한옥마을 내의 버스킹 희망지역 조사, 공연시간 제한, 라이선스 발급 등이 제안됐다. 이 중 라이선스 발급이 패널들의 공감을 얻었다. 라인선스라는 공인된 징표가 있으면 난립하는 버스킹도 정돈되고, 버스커 입장에선 전주문화예술계에서 공인받았다는 자부심이 생기기 때문이다. 공연의 질적 수준도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패널들은 신중론도 제기했다. 김은총 씨는 “음악을 놓고 자격 운운할 때 주관이 개입된다”며 “전주시에만 라이선스 발급 권한을 주는 게 아니라, 문화전문가들이 공유하고 감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장걸 사무국장도 “문화예술인에게 자격증을 발급하는 데 프로와 아마추어의 경계를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고 보탰다.

 

조준호 씨는 “서울시가 청계천 버스킹에 라이선스 제도를 실행하고 있다”며 “관광객을 유도하려는 목적이 앞서 햇볕이 강하게 내려쬐는 지역을 공연 구간으로 지정하는 부작용도 있다”고 말했다. 조 씨는 “시간이나 장소선택의 자율권을 주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라이선스를 장소의 정체성에 맞게 발급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지훈 씨는 “유럽의 유명관광지의 경우 그 장소의 정체성에 맞는 공연을 펼친다”며 “한옥마을에서 전통색이 있는 공간은 국악 중심으로 공연을 펼치고 서구적 색채가 있는 장소에서는 다른 장르의 음악을 하는 것도 방법이다”고 말했다.

 

포럼이 끝날 무렵, 청중석의 의견 개진도 활발했다. 예술가와 버스킹의 관계 재정립, 음향과 소음에 대한 연구필요, 해외 음향관리자 도입사례 참고 등이 제시됐다. 이준희 버스커즈팩토리 대표는 “버스킹 자체가 음악인들의 만족을 위한 이기적인 행동일 수 있다” 며 “한 명의 민원이 들어오더라도 원활하게 소통을 하고자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병수 과장은“버스킹도 주민과 공존할 때 더 아름다운 예술이 될 것”이라며 “라이선스 발급부터 공연공간 확보까지 포괄적으로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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