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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미술, 교류가 답이다 ⑧ 전문가 조언 “레지던스 사업, 공감대 형성 필요”

그동안 본지는 ‘지역미술, 교류가 답이다’를 통해 7차례에 걸쳐 국내·외 사례를 살폈다. 이를 통해 지역 미술인이 다른 문화, 작가와 접촉하며 새로운 자극을 받고 현지에 소개돼 더욱 넓은 시장으로 진출하는 조건을 따져봤다. 작가가 창작공간에 머물며 지역주민과 협업하고 작품 활동을 하는 레지던스와 이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행사가 그 구심점으로 모아졌다. 이를 위해서는 공간 확보, 지속적 예산 지원, 현지 주민과의 소통 등이 관건으로 꼽혔다. 레지던스를 조성하고 아시아현대미술전를 통해 해외 교류를 시도하고 있는 전북도립미술관과 도내 미술계에 국내·외 전문가들이 제시한 방향을 정리했다.

 

올해 첫 아시아현대미술전 치르는 전북도립미술관은 이 전시를 다음달 13일까지 한 달 연장하며 해외 교류의 초석을 다지고 있다. 해마다 행사를 계획 중인 도립미술관은 내년 전시기간을 애초부터 3달로 잡고 아시아 각국의 청년 작가에 초점을 맞춰 진행할 방침이다. 장석원 관장은 이를 위해서 지역사회의 공감대 형성과 인력 증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전시에 대해 “작품의 희귀성과 실험성으로 관람객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는 장 관장은 “도립미술관의 학예사는 3명인데 이는 전국 관립미술관 중 가장 적고 현재 내부 공사 중인 창작스튜디오 전담 인력을 포함해 최소 2명은 더 있어야 지역민 교육프로그램 등 정상 운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도립미술관은 내년 초부터 완주군의 옛 상관면사무소에 창작스튜디오를 조성해 도내 작가와 중국, 대만,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작가를 상주시키며 아시아현대미술전과 연계해 교류 네트워크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장 관장은 “전시 행사를 기반으로 할 때 해외에서 우리 작가가 우대를 받는다”며 “레지던스는 맞교환 형식으로 이뤄지는 만큼 자연스럽게 작가간 서로를 끌어당기고 행사를 벌이면서 4, 5년 후에는 도내 여러 작가들이 아시아에 나가 활동하고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런 도립미술관을 향해 부산 또따또가 운영지원센터 이지숙 팀장은 ‘예술 생태계 조성’과 ‘어울림’을 제언했다. 이 팀장은 “지역민이 없는 문화사업은 한계가 있다”며 “작가들이 인근 지역민과 어울리고 자리를 잡아 함께 작가의 생존을 고민하고 교류를 통해서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시민을 수강생으로 하는 프로그램을 실시해 접촉 빈도를 높이고 창작공간을 늘려 문화공동체가 형성되도록 하는 방안이다. 또따또가는 문화자원을 바탕으로 문화상품인 아트투어를 진행하면서 해당 지역이 안고 있는 문제를 공유하고 있다.

 

시립미술관으로 3년마다 한 번씩 아시아 각국의 알려지지 않은 작가를 소개하며 정체성을 확립하는 일본 후쿠오카아시아미술관의 나카오 토모미치 학예사도 시민과의 소통을 강조했다.

 

그는 “보통 한 작가가 레지던스에 한 달간 머무는데 이 기간 일반 시민과 교류하면서 작품 활동하는 일이 중요하다”며 “작가를 통해 작품에 대한 이해도 높이고 트리엔날레가 자연스럽게 홍보되면서 시민에게 호응을 얻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전시 행사는 자원봉사자를 활용하고 적은 예산에서도 꾸준히 광고를 해야 한다”며 “아시아 작품을 소개하는 일이 의미 있는 일임에도 시민에게 전달하지 못해 안타까울 때가 있는 만큼 시민의 관심을 유도해야 한다”덧붙였다.

 

후쿠오카트리엔날레는 전략적으로 유명 작가를 섭외해 화제성을 높이거나 가수를 통해 주제가를 만들기도 했다.

 

관립단체의 예산 확보 방안에 대해서도 조언이 뒤따랐다.

 

대만 아티스트 빌리지의 우다큰 디렉터는 “행정적인 부분에서 유연하게 대처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서류 작업뿐 아니라 왜 해외에서 예술가들을 불러 모아야 하는지를 관료에게 설득하고, 예산을 늘려야 하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해 이해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안 공간 운영자는 관립단체뿐 아니라 지역미술계에도 화두를 던졌다. 지역작가들이 자생적으로 대안공간을 마련하고 새로운 작품을 선보이며 국내·외와 교류하는, 광주대인예술시장 미테우그로의 김형진(Haru.K) 큐레이터는 “대규모 미술행사에 초대받지 못해도 작가들이 모여 고민을 공유하고 대안적인 공간을 만들어 서로를 자극하는 행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부산도 작가의 작업실을 손봐서 작게 시작해 현재와 같이 커진 만큼 전북에서도 제도권에 끼지 못한 젊은 작가들이 다양한 전시를 기획하고 실행하는 움직임이 있길 바란다”고 보탰다. 〈끝〉

사진=김정엽, 글=이세명 기자

이세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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