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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업소 집결지 선미촌…다시 그리다 (상) 실태] 범죄 가능성·교육 악영향

현재 49곳서 88명 영업, 주택 등록 뒤 불법 지속 / 인근 초중고 3곳 위치, 왜곡된 성인식 우려도

‘선미촌…’

 

1960년대 형성된 이곳은 50여년의 세월을 전주시와 함께 해왔지만 전주시민들에게는 여전히 낯선 곳이다. 이름에서 느껴지는 ‘착하고(善) 아름다운(美) 곳’이라는 뉘앙스와는 달리 불법적인 성매매가 지속되고 있어서다. 지난 2004년 성매매방지법이 제정됐지만 아직도 마찬가지다. 여전히 이곳에서는 다수의 성매매업소가 영업을 하고 있다.

 

이에 전주시는 지난해 ‘선미촌 기능전환을 위한 용역’을 실시한 뒤, 올해부터 오는 2022년까지 총 67억 원을 들여 선미촌 문화재생사업을 본격 추진할 방침이다. 선미촌 문화재생사업은 토지매입으로 성매매업소의 자진폐쇄를 유도한 뒤, 해당공간을 예술촌, 문화공간, 나눔장터 등으로 전환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쉽지 않은 과제다. 전주시의 재정 형편이 넉넉하지 않아 토지를 매입하기가 쉽지 않고, 토지주들의 합의도 이끌어내야 한다. 행정력과 경찰력의 협업으로 지속적인 단속도 이뤄져야 한다.

 

전주시와 전주선미촌정비민관협의회, 전주시민,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보고 성매매업소 집결지인 선미촌의 기능전환을 위한 근본적 과제를 짚어본다.

 

성매매 집결지 선미촌은 전주시와 시민들의 입장에서는 골칫거리인 공간이다.

 

수년 전부터 전주 한옥마을에 수백만이 넘는 관광객들이 찾아오면서부터는 부끄럽고 감추고 싶은 공간이 됐다.

 

현재 전주시 서노송동 전주시청사 맞은편에 위치한 선미촌은 50여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전주시의 ‘선미촌 기능전환을 위한 용역보고서’에 따르면 1960년대 당시 전주역 부근에서 철길을 따라 형성된 선미촌은, 1980년대 동부우회철도가 생기면서 전주역이 이전하고 전주시청이 들어선 후 마을이 형성됐다.

 

지난 2004년초 선미촌에는 200명의 성매매 여성이 종사하고 있었으나 지난 2004년 9월 성매매방지법이 시행된 후 현재 49곳에서 88명의 성매매 여성들이 종사하고 있다.

 

이들 업소 대부분은 유리방 형태의 건물을 유지하고 있으며, 대부분 무허가 미등록 업소다.

 

전주선미촌정비민관협의회에 따르면 2000년과 2002년 군산시 대명동과 개복동의 성매매 집결지 화재참사 이후 지난 2004년 자치단체 점검을 통해 선미촌은 숙박업 허가가 취소됐지만, 여전히 주택으로 등록한 채 불법 성매매영업을 지속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청소년들의 교육과 범죄 가능성에 대해 우려한다.

 

송경숙 (사)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장은 “ ‘성매매는 필요악’이라는 사회적 통념이 지속돼 왜곡된 성 인식이 확산될 우려가 있다”며 “인근에 주택과 학교가 있기 때문에 청소년들의 교육에 있어서도 좋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 선미촌에서 반경 500m 내에는 3곳의 학교가 있다. 특히 전주고등학교는 교문을 나와 200m를 넘지 않는 곳에서 성매매하는 여성들을 직접 볼 수 있다. 또 신일중학교와 전주동초등학교가 인근에 위치하고 있다.

 

선미촌 내부에는 불법 무허가 건물과 폐가, 공가, 공터 등이 곳곳에 있어 우범지대화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재 선미촌 기능전환 용역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강소영 전주지속가능발전협의회(구 전주의제21추진협의회) 사무처장은 “노후된 여러 건물과 50cm도 안되는 골목이 미로와 함께 형성돼 있어 우범지대화 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선미촌 여성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실시하고 있는 (사)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 측에서는 여전히 여성에 대한 인권과 경제적 착취가 지속되는 공간이라고 지적한다.

 

(사)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에 따르면 성매매방지법 이후 구타나 감금 등은 약화됐지만, 감시자와 동료들에게 당하는 폭력은 여전하다. 또 근로계약서를 쓰지 않기 때문에 선불금에 의한 채무관계 때문에 빚을 지고 있는 경우도 상당하다.

 

송경숙 센터장은 “선미촌에 온 여성들은 방에 들여놓는 침구나 가구, 홀복, 화장품, 전기료 등을 본인들이 지출하는 경우가 많다”며 “선불금 빚은 성 산업의 착취적 구조 때문에 쉽게 갚을 수 없는 불법채권”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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