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개 분야 527개 종목…다양한 영역서 활용 / 응시 문턱 높고 신유형 많아져 만반의 준비를 / 단순 취득보다 실무경력 향상에 초점 맞춰야
“토익 고득점자는 수두룩 하다는데…저희는 전기기사 하나가 없어서 늘 일손이 모자랍니다.”
주택관리업에 종사하는 윤인종(55·대전)씨는 산업현장에 젊은 세대들의 유입이 모자란다며 우려를 전했다. 지금까지 취득한 국가기술자격증의 개수만 총 7개에 이르는 그는 “자격증 취득으로 IMF를 극복해 냈다”며 취업난에 허덕이는 청년들에게 자격증 취득을 적극적으로 권했다.
△자격증, 국가산업 현장의 핵심 스펙= 현재 국가기술자격증은 보건·의료, 운전·운송, 음식서비스, 건설, 기계, 화학, 인쇄·목재·가구·공예, 농림어업 등 26개 직무분야로 구성돼 국가 산업분야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국가기술자격증은 해당 직무분야에서 영업 및 근로를 할 수 있는 허가면허라 할 수 있다. 운전면허 없이는 운전을 할 수 없듯, 국가기술자격증 없이는 특정 산업현장에 투입될 수 없다는 뜻이다. 따라서 자격증 취득은 취업에 대한 선택지의 확보로도 귀결된다.
△정보·전기·건축·위험물 ‘HOT’= 국내에 존재하는 국가기술자격증은 총 527종목으로 이 중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주관하는 자격증은 479종목이다. 그 수가 많다보니 모든 자격증이 호황을 누리는 것은 아니다. 산업인력공단 측은 기사 등급에서는 정보처리(사무자동화), 전기, 건축, 위험물 관련 종목이, 기능사 등급에서는 한식조리, 지게차 운전, 미용사 등이 응시자가 많은 종목으로 나타난다고 밝혔다.
국가기술자격증의 경우 사회문화 전반의 고정적 수요를 바탕으로 설계, 운영되고 있어 이 같은 응시수요의 추이를 통해 실제 현장에서의 산업수요 또한 예측 가능하다. 따라서 관련된 분야에서 응시수요가 많거나 최근 각광받는 자격증을 파악하는 것도 취득 후 자격증 활용에 도움이 될 것이다.
△쉬운 자격증 ‘없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은 지난 2013년부터 ‘비관련학과의 대학졸업자 등 또는 그 졸업예정자’와 같은 일부 응시자격 조항을 삭제하며 자격시험 응시자격의 문턱을 높였다.
또한 최근 출제되는 자격시험 문항에 기존 기출문제 출제비율을 줄이고 신 유형을 늘려 수험자 입장에서 까다로운 시험도 많아지고 있다. 현재 수질환경기사 취득을 준비하고 있는 조재환(26·전북대)씨는 “시험 유형이 점점 까다로워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많이 들려 자격증을 준비하면서 부쩍 부담을 느낀다”며 걱정을 전했다.
사무자동화산업기사 필기시험의 경우, 그간 최고 78% 가량의 합격률을 기록할 만큼 수험자들 사이에서 ‘효자종목’으로 불렸지만 지난 3월 시행된 시험에서는 26%의 합격률로 해당 자격시험 역대 최저 합격률을 기록하는 등 자격증 취득이 예전보다 까다로워졌음을 여실히 증명하기도 했다.
산업인력공단 측은 이 같은 현상과 관련해 “자격의 현장성과 통용성 확보를 위해 다양한 산업계의 요구를 지속적으로 반영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문제를 출제하고 평가하고 있다”고 이유를 밝혔다. 따라서 자격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은 단순히 자격시험에 합격하기 위한 암기식 공부뿐만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실무능력과 이론의 이해 등을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편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는 수험자들을 위해 자격시험 홈페이지(http://www.q-net.or.k)를 통해 기술사를 제외한 전 자격종목의 출제기준을 공개하고 있다. 따라서 국가기술자격을 준비하는 수험생의 경우 공단이 공지하는 출제기준, 공개문제 등의 정보 등을 지속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실무능력 없는 자격증 ‘빛 좋은 개살구’= 자격증 취득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실제로 해당 기술을 얼마나 활용할 수 있는가이다. 윤인종 씨는 “실제 현장에서도 2년 이상 관련된 단순 업무경력이 있는 사람에 한해서만 자격증을 선임해 주고 있다”며 “자격증 취득을 해도 말단에서 경력을 쌓으며 기술을 익힐 각오는 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국산업인력공단 측도 “자격증은 무조건적인 스펙 쌓기로 취득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본인이 관심 있는 분야에 적합한 자격종목을 검토해야 하며, 단순히 시험 합격을 목적으로 공부하기보다는 본인이 원하는 직무역량을 향상시키는 데 목적을 두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수험생들이 가져야 할 마음가짐에 대해 이야기했다.
● [자격시험 응시제한 살펴보기] 주요 자격요건 '학력', 軍 경력도 활용 가능
국가기술자격시험에 모든 사람이 응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는 산업기사급 이상의 자격시험에 대해 각각에 준하는 응시자격 요건을 운용하고 있다.
우선 학력을 활용한 자격요건의 경우 산업기사는 응시하려는 종목과 관련된 학과의 2년제, 또는 3년제 전문대학의 졸업자이거나 관련 학과의 4년제 대학에 2년 이상을 수료한 사람에 한해 응시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기사의 경우에는 관련학과 4년제 대학 졸업자에 한해서만 학력을 활용한 응시자격이 부여된다.
그렇다면 취득하려는 자격증과 관련된 학과를 졸업하지 않은 사람은 해당 자격시험에 응시할 수 없는 것일까?
다행히도 그렇지는 않다. 산업기사의 경우 해당 자격종목과 관련된 실무경력이 2년 이상 있을 경우 비전공자에 대해서도 응시자격을 주고 있으며 실무경력이 4년 이상이면 기사시험에도 응시가 가능하다. 또한 관련학과 2~3년제 대학 졸업자들도 실무경력이 각각 2년, 1년씩만 있으면 기사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각각의 실무경력 햇수를 줄이기 위해서 기능사를 먼저 취득하는 방법도 있다. 기능사 자격시험의 경우 응시자격에 제한이 없어 누구나 응시가 가능하다. 해당 종목의 기능사 자격을 취득하면, 산업기사·기사 자격시험 응시에 필요한 실무경력 햇수가 줄어든다. 만약 군필자라면 자신이 전역한 군병과를 이용해 실무경력을 대체할 수 있다. 이 경우 기초군사훈련기간을 제외한 약 1년7개월여의 기간이 실무경력으로 인정된다. 한국산업인력공단 자격시험 홈페이지 ‘큐넷’을 통해 자신의 병과가 어느 분야에서 실무경력으로 인정되는지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응시하려는 자격시험과 관련된 전공을 졸업하지도 않았고, 실무경력조차 없음에도 산업기사 자격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 일부 전공제한이 없는 산업기사 자격증을 취득해 유사직무분야 산업기사 자격시험에 응시하는 것이 그 방법이다.
현재 운용되는 국가기술자격증 중 정보·전산 등 일부 분야에서는 2~3년제 대학을 졸업했거나 4년제 대학을 2년 이상 수료한 사람에 한해 전공의 제한 없이 취득할 수 있는 자격증이 존재한다. 이 경우 주로 사무자동화산업기사나 정보처리기사 등이 많이 이용된다. 해당 자격증을 취득했다면, 유사직무분야에 한해 다른 산업기사 자격시험에 곧바로 응시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이를테면, 사무자동화산업기사 자격증이 있다면 전기관련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곧바로 유사직무분야인 전기산업기사에 응시할 수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방법을 활용한다면 처음 목표했던 자격증에 추가로 다른 자격증을 취득할 기회도 주어져 경쟁력 향상에 일석이조의 효과를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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