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6-03-27 14:07 (금)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사설
일반기사

봄 축제기간 전주시 도로굴착공사 될 말인가

작게 집들이를 할 경우에도 집 정리를 끝낸 뒤 손님을 초대한다. 어수선한 상태에서 손님을 초대하는 것은 집주인으로서 예의가 아닐 것이다. 하물며 자치단체가 국제적인 행사를 치르면서 이런 무례를 범하는 것이 가당키나 할까. 그런 상식적이지 못한 일이 도내 곳곳에서 버젓이 벌어지고 있어 어안이 벙벙하다.

 

봄 여행주간(1일부터 14일까지)을 맞아 자치단체마다 관광객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으나 다른 한 편에서 도로를 파헤치는 각종 공사를 벌여 손님을 모시자는 것인지 쫓자는 것인지 모를 지경이다. 지난달 28일 시작된 전주국제영화제가 한창인 전주시에서 특히 심각하다. 도심 곳곳의 도로굴착 공사로 교통 정체에 따른 불편을 야기하고 지역의 관광 이미지를 크게 훼손하고 있다.

 

실제 전주시에 따르면 올해 1분기에 이뤄진 도로굴착 심의는 모두 321곳이며, 이중 허가된 공사가 308곳 58㎞에 달한다. 상수도 공급사업 공사 (196곳), 하수도관 공사(49곳), 전기공사(19곳), 인터넷선 공사(17곳), 도시가스 공사(13곳) 등이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여기에 300㎞ 구간의 차선 도색, 300곳의 횡단보도 도색 공사가 6월까지 예정돼 있다. 1분기에 집중적으로 사업 신청이 이뤄지면서 봄 여행주간을 아랑곳하지 않고 공사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도시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도로굴착공사를 막을 수는 없으며, 시민들도 어느 정도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사업예산 책정에 맞춰 대부분 1분기에 사업계획이 세워지고, 이후 공사가 진행되면서 축제시기와 겹치지 않을 수 없는 사정도 있을 것이다. 특정 시기에 공사를 못하도록 조치할 근거가 없으며, 사업기간 내 공사를 끝내야 하는 업체들의 사정이 있기에 시기를 특정하기 어렵다고 전주시는 설명하고 있다. 그렇다고 도시를 찾는 관광객이 최절정인 시점에 시내 곳곳이 파헤쳐지는 일이 계속 반복되도록 방치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현재 한창 진행 중인 전주국제영화제는 전주의 간판 축제다. 전주시민 뿐 아니라 국내외 관광객들이 전주를 찾는 큰 행사다. 영화 관람객 수만 매년 20만명이 넘는다. 전주를 찾는 이들 관광객들에게 좋은 도시 이미지를 갖도록 하는 데는 사소한 부분도 중요하다. 더구나 도로공사는 눈에 잘 보이면서 피부로 닿는 문제다. 행사도 1년 전에 이미 계획돼 얼마든지 공사시기를 조절할 수 있다고 본다. 탁상 행정이 영화로 제작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북일보 desk@jjan.kr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