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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떠날 수 없는 청춘에게

▲ 서경원 변호사

반복되는 일상에 지칠 때, 여행을 떠나라고들 한다. 좋은 조언이다. 여행은 삶에 새로운 활력이 되어 준다. 예전엔 3일 전에 예매해도 충분히 원하는 자리에 앉을 수 있었던 전주행 기차표를 이제 일주일 전에는 구입해야 안심이 된다. 전주에 방문하는 관광객이 많아진 때문이다. 이럴 때면 예전보다 여행을 하는 사람들이 확실히 많아졌다는 생각을 한다.

 

청춘의 시간에 여행을 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일상에서 벗어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단순하고도 중요한 기능도 할 것이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젊은 시절 여행이 주는 가장 큰 기쁨은 나를 돌아보는 기회에 있다고 생각한다. 일상에서 해결하지 못한 고민을 우연한 기회에 풀어버릴 수도 있다.

 

인터뷰 기사 쏠쏠한 재미

 

작정하고 한 가지 생각을 파고들 수도 있다. 특히 여행을 통해 내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생각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자아 성찰이나 진로 탐색의 기회를 갖기 어려운 10대를 보내는 우리, 성적에 맞춰 대학에 진학하고 전공을 선택하는 우리, 어렵게 취업한 뒤 막상 일이 적성에 맞지 않아 퇴사를 고민하는 우리에게 어쩌면 여행은, 꼭 필요한 경험일지 모른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여행을 떠나는 시간을 내는 것, 이를 위해 소비하는 것이 사치로 느껴지는 젊은이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나 또한 정해진 휴일 없이 불규칙한 형태로 일하기 때문에 계획된 여행을 하는 것이 어려울 때가 많다.

 

그렇다고 해서 내 인생에서 풀리지 않는 고민들을 해결할 실마리를, 마치 어쩔 수 없이 못 찾는 것인 마냥 무기력하게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 나와 같은 처지에 있는 이들을 위해 취미 하나를 공개한다. 바로 좋아하는 유명인의 지난 인터뷰를 찾아보는 것이다. 무언가 일정한 직업적 성취를 얻은 데다 인간적 매력까지 있어 보이는 사람에게도 나름의 고민이 있고, 서툰 시절이 있었다는 것이 위안이 되고 힘이 되기 때문이다. 물론 내가 그 사람들의 팬이기 때문에 정보를 알아가는 쏠쏠한 재미도 있다.

 

나는 주로 가수와 배우들의 인터뷰 기사를 찾아보는 편인데, 그 과정에서 그들의 직업적 성장 등을 압축적으로 보게 된다. 특히 그들의 데뷔 초창기 시절로 갈수록 서투름과 어색함이 있는데, 이는 묘한 동지 의식 비슷한 것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그들이 활동했던 어떤 순간에는 작품과 관련해서 잡음이 있기도 했고, 답보상태에 빠져 더 이상 작품 활동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렇지만 그들은 결국 그 다음 작품을 또 해냈고 그렇게 다시 일어섰다는 것을 안다. 인터뷰 기사를 보며 이런 저런 생각에 잠기다 보면, 마치 다른 세상에 다녀온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나를 돌아보는 기회

 

내가 특히 좋아하는 인터뷰 내용을 소개하며 마무리 하겠다. 신민경 저널리스트가 영화 ‘우리 선희’의 배우 정유미를 인터뷰한 내용 중 “연기를 하면 할수록, 사람들이 그 작품을 어떻게 보든, 제가 뭐가 부족한지 느끼게 되거든요. 그러면 또 그걸 다른 현장에서 하고 싶어요. 기왕이면 저도 많은 분량이 나오는 작품에 출연하면 좋겠지만, 당장 그런 기회가 오지 않는다면 지금 오는 기회들 사이에서 좋은 것들을 찾아야겠죠. 혹은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게 있으면 오디션을 볼 거고요.”라는 부분이다. 올여름, 시원한 선풍기 앞에서 휴대폰으로 인터뷰 기사를 읽는 간편 여행을 추천한다.

 

△서경원 변호사는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하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아동인권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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