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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 극복·친일 잔재 청산해야 진정한 광복

광복(光復)이란 말 그대로 빛을 되찾는 일이다. 빛으로 상징되는 온전한 주권국가의 모습, 그것도 빼앗기기 이전의 모습을 회복하는 것이 광복이다. 20세기 중후반에 식민 상태를 벗어난 나라들의 광복절은 거의 예외 없이 ‘독립의 회복(restoration of independence)’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불행하게도 우리나라는 명목상의 광복 71주년을 맞이하고도 아직 그렇게 되지 않았다. 일제에 빼앗기기 이전의 영토, 국민, 주권을 온전히 되찾지 못 했으니 진정한 광복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다. 그러므로 복잡한 이념적 셈법을 들이대기 전에 나라와 민족의 상태를 이 말에 충실하게 만드는 것이 우리의 할 일이다.

 

분단이야말로 하나의 국가로서의 광복을 가로막는 본질적 조건이다. 분단을 극복하는 것 외에 다른 어떤 대안도 모두 거짓이라는 뜻이다. 통일대박론을 외치던 한 때의 기억에도 불구하고, 지금 한반도는 다시 신냉전 구도의 희생양이 될 절체절명의 순간으로 진입해가고 있다. 불신과 증오가 팽배한 자리에 남는 것은 남북한 구석구석에 설치한 대량살상무기와 피폐해진 양쪽 민중들의 일상이다. 주변의 강대국들이 한 치 양보도 없는 각축을 벌이는 동안 민족 내부의 극단적인 대결과 분열이 이어지는 상태, 100여 년 전의 일과 너무도 닮은꼴이다. 이와 같은 상태를 만들어놓고 광복을 운운하는 것은 남북한 위정자들의 기만일 뿐이다.

 

동시에, 우리 사회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모순과 부조리의 바탕에 청산되지 않은 친일의 잔재가 깔려 있다. 식구들의 안락한 일상을 팽개치고 독립운동에 투신했던 이들이, 해방된 조국에서 정작 그들을 뒤쫓고 고문하던 이들에게 또 능욕을 당하고, 울분과 가난 속에서 통한의 한평생을 마감해가고 있다. 친일파의 후손들이 그 더러운 재산과 권력의 네트워크를 대물림하며 떵떵거리는 동안, 제대로 교육 받을 기회조차 박탈당한 독립운동가의 후손들은 이 화려한 천민자본주의의 변방에서 근근 도생하고 있다. 나라를 위하고 약자를 위해서 옳은 일을 하는 데 자신을 바친 이들은 조롱과 불이익을 당하고, 순간의 영달을 위해서 남들을 짓밟고 올라서는 데 골몰하면 호의호식한다는 생각이 정의인 양 판을 친다. 이 모두가 제대로 된 광복을 이루지 못 한 탓이다. 분단의 극복과 친일 잔재의 청산, 여전히, 한 시도 잊지 말고 미루지도 말아야 할 당대의 현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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