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합리한 농산물 유통구조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국회 박완주 의원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서 조사한 34개의 농축산물 유통 품목들의 농가판매가격 대비 소비자 가격 비율을 분석한 결과, 양파가 무려 4.4배에 이르며, 고랭지 무와 고구마 등도 각각 3.7배, 3.4배 등으로 높게 나타났다. 유통업자가 농가 소득의 3~4배의 이윤을 챙긴 것이다. 고랭지 감자, 봄 감자, 양파, 고랭지 배추, 월동배추 등 조사 대상의 21%인 7개 품목이 농가판매가에 필적하는 유통이윤을 남긴 것으로 드러났다. 농가와 소비자에게 돌아가야 할 이익이 중간 유통업자들의 배만 불린 결과다.
농축수산물의 과도한 유통비용 문제가 농업 발전을 가로막는 장애물로 인식된 것이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농산물유통구조개선에 역점을 두고 있으나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박근혜 정부에서도 2013년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 종합대책’을 내놓았다. 효율성이 낮은 유통구조, 높은 가격변동성, 산지-소비지 가격의 비(非)연동 문제를 3대 과제로 내세워 이를 해결하는 정책을 추진해오고 있다. 그 결과 직거래 확대 및 도매시장 등 유통경로간 경쟁으로 일정부분 유통비용 절감 효과를 거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유통이윤이 농가판매가에 버금가는 작목이 많은 것으로 나타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결과가 보여주듯 유통구조의 개선은 요원한 상황이다. 농산물의 유통비용이 높은 데는 농산물 자체가 갖는 특성을 무시할 수는 없다. 가격 대비 큰 부피나 중량, 부패와 감모 등 높은 손실률, 분산된 생산 소비주체 등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또 비탄력적인 공급·수요 등도 농가의 안정적인 수익을 해치는 요소다. 이런 농산물 특성을 고려하더라도 평균 40~45%에 이르는 농산물 유통비율은 불필요한 유통단계와 유통단계별 비효율이 낳은 산물이다.
농산물유통구조의 불합리성이 이미 잘 알려져 있고, 이에 대한 대책이 세워졌음에도 유통구조 개선이 획기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 현실이 참으로 답답하다. 정부가 마련한 종합대책만 제대로 추진해도 농산물유통구조는 크게 개선될 것이다. 완주를 중심으로 도내 곳곳에서 추진하고 있는 로컬푸드 직매장이 그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정부와 자치단체, 농협 등은 소규모 농가들의 판로까지 도울 수 있는 로컬푸드 직매장 등 직거래 인프라의 대폭적 확충, 도매시장의 효율화와 다양한 신유통경로의 육성 등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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