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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시설 등 지진 안전대책 내실있게 추진을

경주 지진이 국민적 충격을 준 것은 규모 5.8지진으로 인한 눈 앞의 피해 때문만이 아니다. 최초 지진 이후 무려 400차례 이상 여진이 계속됐고, 최근 몇 년 사이 지진 발생빈도가 높아진 한반도가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닐 수 있다는 공포감 등이 작용했다. 국가 차원의 지진 대응이 부실한 탓에 규모 5.8 정도의 지진에 온나라가 야단법석이고 우왕좌왕이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일본과 중국 등의 강진 피해를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한 측면이 있다. 한반도에서는 ‘동일본대지진, 쓰촨성대지진처럼 강력한 지진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국민의식에 잠재된 탓이다.

 

이는 정부와 학계 등의 태도에서 확인할 수 있다. 주변국이 지진으로 심각한 재난을 당해 왔지만, 국내에서는 그동안 지진과 관련된 심층 조사 등 대비가 없었다. 예산을 뒷받침해 전문인력을 키워야 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 결과, 국내 지질 관련 학회가 3개에 불과하고, 전문가는 80명 안팎으로 알려진다.

 

전문가들의 지질 연구가 빈약하니 관련 데이터도 부족하다. 한반도 활성단층이 몇 개인지 조차도 확실치 않다. 이번 경주지진에 대해 당국은 양산단층을 의심했지만, 학계 등에서는 양산단층이 아닌 새로운 단층에서 발생했을 것이란 주장이 제기되는 등 혼란스럽다. 한반도 활성단층이 400개가 넘는다는 주장도 있지만, 지질조사가 정확히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만들어진 활성단층 정보를 사용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한반도 지하 지질구조가 어떻게 생겼는지,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큰 활성단층이 어떻게 형성돼 있는지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 경주에서 큰 지진이 일어났지만 정작 우리가 살고 있는 전북의 지진발생 가능성에 대한 정보는 거의 없다.

 

이런 정부와 국민의식이 지진에 대한 도덕적 해이를 불렀다. 1995년 고베 지진을 계기로 내진설계 강화, 지진 대비 기술 개발 등 대책이 나왔지만 결과는 기대 이하다. 실제로 전북지역 자치단체의 공공시설물 내진 투자율은 1.1%로 전국 최하위인 것으로 드러났다. 모두 379곳에 1,218억 7,400만 원을 투입해야 하지만 고작 13억 1,700만 원(26곳)을 투자했을 뿐이다. 내진설계 의무적용 대상건물의 60%, 일반 민간건물의 무려 96%가 무방비 상태에 있다. 위기의식 부재 탓이다. 이제라도 시설물 내진 보강 등 지진 안전대책을 내실있게 추진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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