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비전 전북지부는 스리랑카 비빌리 지역에서 지난 2009년부터 오는 2023년까지 14년간 장기계획으로 ADP사업(Area Development Program : 지역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ADP사업은 지역의 어린이와 가족, 지역주민들의 안락하고 풍성한 삶을 저해하는 요소들을 주민들이 스스로 찾고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이에 월드비전은 지역사회의 다양한 상황에 맞춰 학교 짓기, 식수, 보건사업, 농업개발과 소득증대사업 교육 및 주민역량강화 사업 등 지역민들의 실정에 맞는 사업을 제시하고, 이들 사업이 조기 정착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도움을 준다. 특히 전북지역 교육기관에서 사랑의 빵 사업으로 모금한 후원금으로 비빌리 지역에 농업용수 확보를 위한 저수지 조성 사업 등 소득증대사업을 지원해오고 있다.
이런 ADP사업의 진행상황을 살펴보고 앞으로의 계획에 반영하기 위해 전북일보는 월드비전 전북지부와 도내 초등학교 교장 등과 함께 현지를 방문했다. 스리랑카 비빌리에서 진행되고 있는 ADP사업과 이를 통해 변해가는 지역민들의 모습을 모두 두 차례에 걸쳐 싣는다.
△월드비전 스리랑카 본부= 지난 8월 2일 스리랑카에 도착한 방문단은 월드비전 스리랑카 본부로 향했다. 약 170여명이 근무하는 월드비전 스리랑카 본부를 찾은 방문단은 줄지어 서서 “아유보완(안녕하세요)”이라고 말하는 직원들의 환대를 받았다.
스리랑카 본부진들은 방문단들에게 일일이 나뭇잎을 건넨 뒤 미리 준비한 과일과 홍차로 환영과 감사의 마음을 더했다. 스리랑카 사업본부장은 “한국 방문단을 환영합니다”라며 “한국사업장에서는 항상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수준의 지원을 받으며 특히 한국 후원자들은 저희와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나라 중에 최고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비빌리 지역의 사업소가 스리랑카안에서도 가장 열악한 지역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 사업장에서는 여러 변화가 있어왔고 그걸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스리랑카에서는 3살때 부터 후원을 받은 한 아동이 훌륭한 의사로 성장한 사례가 있었다. 게다가 이 후원 아동이 자신이 나고 자란 열악한 지역으로 발령을 받아 선행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제 중앙초 임규봉 교장은 “대한민국도 50년 전에는 지원을 받는 국가였지만 20년전부터는 지원하는 국가가 됐다”며 “전세계적으로 지원받는 국가가 지원해주는 곳은 대한민국이 최초로 알고 있는데, 그 핵심적인 기관이 월드비전이고 최전선에서 일하는 분들이 스리랑카 월드비전 현지 직원들인데, 박수를 보내드린다”고 화답했다.
△비빌리 ICT센터= 방문단은 다음날 비빌리 지역으로 이동했다. 비빌리는 지리적으로 수도 콜롬보에서 동쪽으로 약 224㎞ 떨어져 있고 차량으로 이동시 약 7시간이 소요된다.
지난 2013년 월드비전과 삼성이 함께 설립한 ICT센터는 열악한 비빌리지역에서 인터넷 사용이 가능하는 등 비교적 최첨단 시설이 구비되어 있다. 방문단이 찾았을 때에는 20~25세 학생 24명으로 구성된 6기 교육생들이 비주얼베이직과 프로그램 언어, HTML, 포토샵, 웹디자인 등 기초적인 컴퓨터 작업을 교육받고 있었다. 1기의 학습기간은 6개월로 강사는 국가에서 지원하고 있다.
센터 관계자는 “교육과정이 레벨 3까지이고, 현장실습 6개월이 포함된 레벨 4를 이수하면 취업으로 이어진다”면서 “이번 기수에서 교육지원자가 60명인데, 그 중 24명이 선발됐다”고 말했다.
학생 레앙드 씨는 “제 꿈은 경영자가 되는 것인데, 열악한 환경에서도 공부를 할 수 있어 행복하다”며 “좋은 시설과 기회를 제공받았기에 훌륭한 사람이 되어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진안 외궁초등학교 이은례 교장은 “컴퓨터로 인해 우리나라가 눈부신 발전을 했는데, 여러분들도 열심히 공부를 해서 스리랑카, 나아가 세계 무대에서 큰 일을 하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고 격려했다.
△생산자 협회·유제품 가공소= 스리랑카에서는 소득증대 활동으로 생사자협회와 유제품 가공소가 있다. 방문단이 먼저 찾은 생산자 협회는 가방과 의류를 제작하는데 필요한 교육이 진행되고 있었다.
1층에 들어서자 학생들은 월드비전에서 지원받은 재봉틀을 이용해 옷을 만드는데 여념이 없었다. 2층에서는 상급 교육생들이 직접 만든 가방과 의류를 전시·판매하고 있었다.
차로 5분 정도 떨어진 유제품 가공소로 향하자 젓소를 지원받은 많은 가정들이 나와 아낌없는 환영을 보냈다. 이곳은 저소득 가정에 젓소 1마리를 보급하고, 가정에서 생산된 우유를 스리랑카 유제품 제조 회사에 전달한 뒤 이익이 생기면 다시 가정으로 돌아가는 소득 창출 구조를 보이고 있다.
유제품 가공소에는 우유 500리터를 담을 수 있는 큰 냉각기가 보였다. 이곳에서는 매일 200리터의 우유를 모은다고 한다. 젓소를 관리할 때 필요한 비타민 등 약품과 사료 등을 저렴하게 공급하기도 한다.
가공소 관계자는 “현재 120개 가정이 소득증대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데, 아직 보급된 젓소가 충분히 자라지 않아 30%만 우유가 확보되고 있다”며 “우유를 생산하는 활동이 유일한 소득원인 가족이 있을 정도로 경제적으로 많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 월드비전 전북지부 김동혁 팀장 "일부 마을 전기공급 안돼 안타까워"
“열악한 교육환경으로 인해 교사들도 비빌리 지역을 기피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월드비전 전북지부 김동혁 팀장은 비빌리 지역의 교육환경은 다른 스리랑카 지역에 비해 매우 열악하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영어와 수학 예체능 교사의 수가 매우 부족한데, 열악한 교육환경으로 인해 교사들도 비빌리 지역을 기피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는 “이 지역 학교에는 도서관 시설이 거의 없고 과학 교육을 위한 시설이 전무하다”면서 “단 한 곳의 학교에서만 상위 단계의 과학이나 수학 교육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타밀 마을에 거주하고 있는 학생들의 경우에는 싱할라어를 배울 기회가 한정되어 있어 주류 사회에 진입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교육 환경 개선에 있어서 또 하나의 큰 문제점은 열악한 인프라다. 학교까지의 거리가 멀고 일부 지역의 경우 우기에는 도로가 잠겨 학생들이 학교에 갈 수 없는 경우도 많다.
김동혁 팀장은 “전기가 일부 마을까지는 공급되지 않아 학생들이 집에서 보충학습을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