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광부·간호사의 독일 파견 50주년을 돌아보는 기념행사가 전주에서 열렸다. 낯선 땅에서 힘들었지만 보람된 시간을 보냈던 이들은 “우리 모두 잘 해냈다”며 서로를 위로하고 눈물을 흘렸다.
사단법인 대한노인회 독일지회(지회장 하영순) 주최로 마련된 ‘제1차 독일노인회 고국 방문’기념행사가 지난 21일 오후 6시 하영순 지회장을 비롯한 파독 광부·간호사 36명과 전북일보 윤석정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전주시 우아동의 한 음식점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날 행사에서 하영순 지회장은 경과보고를 통해 대한노인회 독일지회가 만들어진 배경을 소개했다.
하영순 지회장은 “오늘 방문한 독일 광부·간호사 모두 연세가 70세가 넘고, 이 중 8명은 80세 이상인 고령자들이다”며 “저희는 지금껏 정부에서 초청행사도 없었는데, 이렇게 고국에서 반겨주는 사람들이 있어 눈물이 날 정도로 너무나 감사하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 처음으로 진행된 대한노인회 독일지회의 고국 방문 행사에서 전주를 찾은 이유에 대해 하 지회장은 “독일지회 회원 30% 이상은 호남 출신이고, 독일에서도 호남향우회가 많은 회원을 보유하고 끈끈한 활동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회원들의 염원대로 전북을 비롯해 호남에 왔는데, 앞으로도 전북과 좋은 인연으로 관계를 유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석정 사장은 환영사를 통해 “여러분이 흘렸던 땀과 눈물은 우리나라 경제 발전의 초석이 됐고, 독일 국민에게 큰 감동과 신뢰를 줬다”며 “하지만 빠르게 발전하는 사회가 이들을 잊고 살아가는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 드는데, 이번 기회에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1972년 독일에 간호사로 파견된 김숙자 씨는 “독일에 가서 앞만 보고 열심히 살면서도 항상 고향이 그리웠는데, 이렇게 고국에 와서 환영과 대접을 받으니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한국이 산업화 과정에 있던 1966년부터 1976년까지 독일에 간 광부·간호사·간호조무사는 2만여 명에 이른다. 이들은 근면성과 빼어난 일솜씨로 독일 현지인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겼다.
이날 고국에 초청된 파독 광부·간호사는 지난 20일부터 25일까지 5박 6일의 일정으로 전주와 진안, 남원, 순천 등 전북을 비롯해 서울과 거제 등을 찾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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