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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 종합상황실 가보니…쉴 틈 없는 전화에 고된 하루

하루 평균 1400건 신고 접수 / 허위신고 허탈하지만 전북도민 위급 구하며 보람 / 골든타임 확보에 만전

▲ 소방의 날을 하루 앞둔 8일 전북도청에 위치한 119 종합상황실에서 김용관 소방장이 신고 전화를 받고 있다. 박형민 기자

1년 365일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곳. 제54주년 ‘소방의 날’(11월 9일)을 앞둔 8일 전북도청 17층에 있는 119 종합상황실을 찾았다.

 

“오늘은 이상하게 다른 날보다 신고 전화가 없네요”라고 말하며 멋쩍게 웃는 김주희 상황3팀장(소방령)의 시선은 자꾸만 상황 모니터로 향했다. 그러나 김 팀장의 말이 무색하게 이내 전화기가 쉴 새 없이 울려댔다.

 

“무엇을 드셨어요? 숨은 쉬고 있나요?” “구급차 출동했으니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통화 내용만으로도 환자의 상태를 유추할 수 있을 만큼 긴박한 대화가 쉴 새 없이 오가고, 보수대(지령 콘솔 데스크)에 앉은 소방대원들의 손놀림도 빨라진다.

 

전북도 119 종합상황실에는 소방관 35명과 구급상황관리사 8명 등 43명이 3조 2교대로 근무하고 있다. 올들어 이날까지 상황실에 접수된 신고 전화만 42만여 건, 하루 평균 1400건 이상의 신고 전화가 숨 쉴 틈 없이 걸려온다.

 

김주희 팀장은 “지난번 경주에서 지진이 났을 때는 상황실에서 근무하던 인력 모두 물 한 잔 마실 틈 없이 전화통이 울려대는 바람에 혼이 났다”며 “그래도 도민들이 위급할 때 가장 먼저 찾는 곳이 우리 상황실인 만큼 보람을 느끼며 근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항상 보람 있는 순간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각종 욕설과 허위신고가 하루에도 몇 건씩 접수된다.

 

지난해 전북 최고의 ‘119 상황대원’으로 뽑힌 김용관 소방장은 “다짜고짜 전화해서 욕을 하는 사람도 있고, 상습적으로 ‘나 지금 죽으러 가니까 구하러 오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며 “음주자의 경우 허위 신고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만에 하나 혹시 모를 환자를 우려해 출동하지만 허위 신고로 판명되면 허탈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허위 신고는 정말 도움이 필요한 곳에 출동이 늦어질 수 있고, 항상 긴장하며 근무하는 출동 대원들의 신체 리듬과 긴장감을 무너뜨려 안전사고를 초래한다는게 김 소방장의 설명이다.

 

출동 나간 구급 대원이 폭행당하거나 욕설을 듣는 경우도 있다. 이 같은 행위는 구급차 안팎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로 모두 녹화되기 때문에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지만, 빈번히 일어나 구급 대원의 의욕을 떨어뜨리기도 한다.

 

하지만 근무자들이 무엇보다 애가 탈 때는 신고자의 위치를 정확하게 알 수 없을 때다.

도로명 주소가 시행됐지만 아직 정착이 안 돼 옛 지번 주소 등을 혼용해서 쓰는 경우가 많고, 신고자가 알려준 주소가 정확하지 않은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김 소방장은 “한시가 급한 상황에서 신고자가 알려준 주소를 검색해도 나오지 않을 때가 있어 애가 탈 때가 많다”고 말했다.

 

김 소방장은 신고자가 자신의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없을 때 휴대전화 GPS 기능을 켜 놓은 상태로 신고하면 위치 파악이 용이하다고 조언했다.

 

GPS 기능을 꺼놓고 휴대전화로 신고할 경우 상황실에서 위치 파악 성공 확률은 40% 남짓. 하지만 GPS 기능을 켜 놓은 상태라면 기상조건이 안 좋거나 건물 내부에 있는 경우를 제외하면 70여%의 성공률을 보인다고 한다.

 

김원술 119 종합상황실장(소방정)은 “119를 필요로 하는 많은 도민에게 신속히 도움의 손길이 닿을 수 있도록 ‘선 지령 후 보완체제’를 갖춰 골든타임 확보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상황 요원들의 전문교육과 훈련으로 도민들의 긴급요청에 발 빠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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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경석 1000ks@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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