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는 몽골 침략 등 국난 속에서도 상감청자와 대장경, 사경 등 3가지 위대한 문화를 이뤄냈다. 한민족의 찬란한 문화 유산 중 하나로 세계적 조명을 받는 이들 3대 유산 가운데 청자의 주요 생산지가 부안과 고창, 진안 등 전북이었다는 사실은 자랑스러운 일이다. 서해 줄포만 인근의 부안 유천리 도요지와 고창 용산리 도요지, 동부 산악권인 진안고원의 도통리 중평 청자가마터 등이 그것들이다.
부안 유천리에는 국립청자박물관이 건립됐다. 진안 중평 청자가마터는 지난 2013년부터 지금까지 4차례 문화재 조사가 이뤄진 끝에 지난 9월 ‘고원에서 빚어낸 천년 푸른빛, 진안청자’ 주제로 기획전시가 이뤄지는 등 중평 가마터는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뒤돌아 보면, 전북은 고려청자의 주요 생산지들을 오랫동안 방치해 왔다. 대표적인 것이 부안 청자다. 800년 전 부안군 보안면 일대에 고려청자 최대 생산지로 꼽히는 가마터가 곳곳에 있었다는 사실이 학계에 보고된 것은 1934년(첫 발굴은 1929년) 일이다. 일제에 의해 소중한 상감청자 등이 빼돌려졌음은 물론이다. 그동안 발굴조사가 이뤄진 전국 25개 청자가마터를 놓고 비교할 때 부안 가마터는 전남 강진 가마터와 양과 질면에서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가치 있는 유적이다. 부안 보안면 일대에서는 50여기의 청자가마터가 확인됐고, 이 지역에서 출토된 비색청자와 상감청자 등 유물들을 분석한 학계는 고려청자 전성기인 12~13세기 경에 왕성하게 가동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동안 청자 유적 발굴은커녕 보존 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유천리 가마터 12호에 대한 발굴도 최근 일이다. 이런 무관심 속에서 소중한 유물들이 빼돌려지거나 각종 공사 등으로 유실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011년 청자박물관이 부안군 유천리 현지에 건립된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전북이 소중하고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을 적극 발굴, 가치를 드높이는 작업을 게을리 한 것은 큰 문제였다. 다행히 문화유산에 대한 국내외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고려 상감청자의 본고장 중의 한 곳인 부안의 청자도 서서히 빛을 발하고 있다. 외부에 소장됐던 다량의 부안 청자유물들이 부안청자박물관으로 돌아갔고, 지자체는 ‘천년 전통 도자다기 복원사업’을 통해 고려청자의 아름다움을 살린 관광상품 개발에 나섰다. 청자 유물의 가치를 높이는 작업은 지역 문화 경쟁력을 높이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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