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위생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전북지역 사회복지시설들이 위생 기준을 어겨 무더기로 적발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전국 17개 시도에서 설 명절을 앞두고 산후조리원과 노인요양시설, 장애인·아동복지시설 등 4112곳을 점검한 결과 위생 기준을 위반한 47곳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적발된 47개 시설 중 전북지역 시설이 모두 31곳으로, 66%나 차지한다. 시도별 행정점검의 강도가 달라 적발 건수로 위생 수준을 단순 비교할 수는 없지만, 전북지역 사회복지시설의 식품 관련 위생 의식이 후진적임을 고스란히 드러낸 점검 결과다.
사회복지시설의 식품위생 상황을 심각하게 여기는 것은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급식이기 때문이다. 취약계층의 경우 약간의 변질된 음식에도 큰 탈이 날 소지가 많다. 이번 전북지역에서 문제가 된 사회복지시설도 노인요양시설 20곳, 장애인복지시설 6곳, 산후조리원 3곳, 아동복지시설 2곳 등이다. 가장 많이 적발된 노인요양시설만 하더라도 안전한 음식물만큼 중요한 게 없다. 노인들에게 음식은 건강과 직결된다. 노인들은 면역체계가 약해 식중독에 걸릴 위험성이 높다. 후각과 미각 기능도 떨어져 상한 음식인지 모르고 섭취할 가능성도 높다. 유통기한을 넘기거나 유통기한을 표시하지 않은 경미한 사례로 허투루 넘길 수 없는 이유다.
식품 관련 위생 문제는 비단 사회복지시설만의 문제는 아니다. 실제 범부처 불량식품근절추진단이 설 명절을 맞아 지난달 4일부터 13일까지 제수용·선물용 농수산물과 가공식품 제조·판매업체 1만930곳을 단속해 위생 불량 업체 485곳을 적발했다. 그 중 전북에서는 식품위생법과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에 관한 법률(원산지 표시법)을 위반한 업체가 52곳에 달했다. 식품위생법 위반 업체 12곳, 원산지 표시법 위반 업체 40곳이 적발되기도 했다.
오늘날 식품위생문제는 중요한 보건사업으로서 다뤄지고 있으나 여전히 국민들의 눈높이를 따르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식품위생법 등 관련 법규가 계속 강화되고, 식품안전처·자치단체·경찰 등에서 점검과 단속을 하고 있으나 위반 사례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 지금처럼 단순한 점검과 단속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집단 급식을 제공하는 시설들에 대해 식재료 구입에서부터 운반·보관·조리·섭취에 이르기까지 맞춤형 컨설팅을 강화해야 한다. 식재료 공급업체, 조리 종사자 등 관련자 모두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음식물 관리에 철저를 기할 수 있는 방안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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