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입양된 조혜정씨 / 1983년 2월 20일생 추정
“내가 입양된 것에 대해 슬퍼하거나 미안해하지 마세요. 제게 소중한 생명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지난 1983년 2월 말 전주시 효자동 파출소 인근에서 발견돼 노르웨이로 입양된 한국 이름 조혜정, 노르웨이 이름 Kathrine 씨는 한국의 부모님을 꼭 찾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본보에 간절히 호소했다.
발견 당시 생후 10일 이내였던 조 씨는 1983년 2월 20일에 태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조 씨는 같은 해 3월 1일부터 전주의 한 보육원에서 지내다가 생후 4개월여인 5월에 홀트아동복지회를 통해 노르웨이로 입양됐고, 현재 노르웨이에서 1~3세 아이들을 가르치는 유치원 교사로 일하고 있다.
조 씨는 “노르웨이의 부모님은 모두 좋은 부모님이셨지만 나 스스로 입양됐다는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도 무척 힘들었다”며 “한국의 친부모님을 찾으러 홀트아동복지회로 연락해 봤지만 ‘1983년 전주의 효자동 파출소 부근에 버려졌다’는 기록만 남아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30년 넘도록 입양돼 온 과거를 부정하며 한국에 대해 미운 감정도 있었고, 내 과거를 알게 되는 것이 슬프고 두려웠다”고 회상했다.
그러던 중 한 TV 프로그램을 통해 노르웨이로 입양된 한국인이 친엄마와 상봉하는 것을 보고 자신도 친부모를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입양은 항상 친부모가 원할 때 이뤄지는 줄 알았는데 그 입양인의 경우 친할머니가 강제로 입양 보낸 경우였다”며 “결국 친엄마가 입양 사실을 발견하고 입양된 아들을 다시 만나는 것을 본 후 며칠 동안 눈물로 지새웠다”고 말했다.
조 씨는 올해 한국을 방문할 계획을 세웠다. 아직 한국을 방문한다는 것조차 매우 두렵지만, 용기를 냈다.
“만일 친부모님을 만나게 된다면 저는 노르웨이에서 행복한 삶을 살았으니까 저를 입양 보낸 것에 대해 슬퍼하거나 미안해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고 싶어요”라며 “단지 왜 입양이 돼야 했는지, 어떤 사정이 있었던 것인지 알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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