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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걸린 것도 딱한데 시설장에서 매 맞다니

가족들이 돌볼 수 없어 치매노인을 요양시설에 맡기는 경우가 많다. 의식주를 비롯한 최소한의 생활과 가료를 해달라는 의미다. 그런데 노인보호 시설에서 또다시 폭행 사건이 발생했다. 그것도 일과성이 아닌 상습폭행이라니 어안이 벙벙해진다.

 

익산시 왕궁면에 있는 한 요양원에 근무하는 요양보호사 A씨(59)가 지난 3일 전주지검 군산지청에 구속됐다. 요양원 원장의 부인이기도 한 A씨는 다른 직원들이 퇴근한 뒤 야간 근무를 하면서 입소 노인 6명을 때려 멍들게 했다고 한다.

 

이번 사건은 익산시청과 노인보호 전문기관의 합동점검 과정에서 폭행 사실이 적발돼 수사기관에 고발하면서 전모가 드러나게됐다.

 

A씨는 이미 2012년에 이 시설에서 한 치매노인이 점심으로 제공된 보신탕을 먹지않는다고 하자 강제로 먹이며 얼굴에 상해를 입힌 전력이 있다. 당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받았지만 버젓이 근무할 수 있었던 것은 원장의 아내였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에서 노인 관련 시책이 허술하기 짝이없다는 것이 이번 사건을 통해 재확인된다.

 

지난해 ‘노인보호 전문기관’에 신고된 건수는 4280건에 달하는데 이는 1년 전에 비해서 12%가 늘어난 수치다. 분석 결과 ‘가족’이 전체 노인 학대 가해자의 70%에 이른다.

 

문제는 이렇게 통계에 잡히는 건 극히 일부분이라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노인 학대 사건 중 실제 신고로 이어지는 것은 10% 이내로 보고 있다. 노인 학대 사건의 90% 이상은 외부로 알려지지 않는게 엄연한 현실이다.

 

치매 같은 질병이 있을 경우, 본인이 학대 당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인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국가, 사회적으로 대안을 찾아야 할 때다.

 

노인학대란 노인에 대해 신체적, 정신적, 성적 폭력 및 경제적 착취 또는 가혹행위를 하거나 방임을 하는 것을 말한다.

 

UN과 세계노인학대방지망이 노인 학대의 심각성을 널리 알리고자 2006년부터 매년 6월 15일을 ‘세계노인학대인식의 날’을 정한 이후, 우리나라도 노인에 대한 부당한 처우 및 사회적 인식 개선을 위한 기념식을 실시하고 있으나 노인 학대에 관한 전반적인 인식은 미비하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전북 경찰은 지역사회 전문가들을 비롯해 노인보호전문기관과 협력체계를 구축해 노인 학대를 방지하고, 피해 발생 시 신속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누구나 머지않아 노인학대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노인이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고민을 해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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