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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 속 수해복구 익산 망성면 농가 "물에 잠기고 열기에 썩고…또 비 올까 무서워"

이달 초 폭우로 일대 농경지 86.3㏊ 침수 피해 / 수박·토마토 진흙 뒤덮고 시설하우스 쑥대밭 / 급식 납품 못해 1억원 피해…작목변경도 고민

▲ 지난 6일 내린 국지성 폭우로 익산시 망성면 일대의 농가에 침수피해가 발생한 지 20여 일이 지난 25일 하우스 농가에는 여전히 당시의 상황을 보여주 듯 쓰려져 바닥을 뒹구는 토마토와 고랑을 메운 진흙만이 남겨져 있다. 박형민 기자

‘물 폭탄’을 맞은 지 20여 일이 지났지만, 잃어버린 농심(農心)을 회복하기란 멀기만 하다. 25일 오전 10시 익산시 망성면 화산리 2033-5번지. 수박과 토마토를 재배하는 2만3140㎡(7000평) 규모의 시설하우스는 쑥대밭이었다.

 

“수박과 토마토는 어디 갔느냐”는 말을 꺼내기 무섭게 김광희(61)씨와 부인 백보현(61)씨는 “얼마 전 폭우로 지난 1월 심은 농작물이 모두 물에 잠겼고, 결국 땅을 갈아엎었다”고 말했다. 평소 같으면 수박과 토마토로 꽉 찼을 시설하우스 안은 온통 진흙탕이었다. 토마토 선별기와 포장용 상자는 속이 빈 채 구석에 쌓여 있었다.

 

하우스 안은 30도를 웃도는 바깥 기온보다 10도나 높아 숨이 막혔다. 여기에 토마토와 수박 썩는 냄새가 코를 찔렀다.

 

토마토 지주대를 정리하는 작업을 하던 김 씨는 “청주에 비가 많이 내렸지만, 충남과 인접한 망성면 일대에도 억수처럼 비가 쏟아졌다”면서 “급식 등으로 납품하는 토마토와 수박을 하나도 건지지 못하면서 피해액이 1억 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울며 겨자 먹기’로 김 씨는 시설하우스 6개 동에 수족관을 설치, 우렁이를 양식하고 있다. 남은 24개 하우스에는 상추를 심을 예정이다.

 

30년간 농사를 지은 이들 부부는 “또 비가 올까 무서워 물에서 자라는 우렁이를 키우고 있다”며 “우선 활로를 찾아야 하는데, 작목 변경도 쉽지 않은 탓에 일단 우렁이라도 키워보고 있다”고 털어놨다.

 

지난 6일 오후 익산시 망성면 일대에 시간당 70㎜ 국지성 폭우가 쏟아졌다. 두시간 동안 총 140㎜가 쏟아지며 축구장 120여개에 달하는 농경지가 침수됐다.

 

25일 익산시에 따르면 이날 내린 국지성 호우로 망성면·용안면·용동면 일대에서만 수박과 토마토 등을 재배하는 149개 농가 86.3㏊가 물에 잠긴 것으로 집계됐다.

 

수해 복구를 일부 마친 이들 농가는 작목 변경도 쉽지 않다. 30도를 웃도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국지성 호우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25일 전주기상지청에 따르면 전북지역은 다음 주까지 기온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으며, 대기 불안정으로 소나기가 올 것으로 내다봤다.

 

전주기상지청 관계자는 “이번 주 내내 구름은 많고, 최고기온은 30도를 웃도는 무더운 날씨가 이어질 것”이라며 “오는 31일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비가 오겠고, 그밖에는 북태평양고기압의 가장자리에 들어 구름이 많으면서 소나기가 오는 곳이 있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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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승현 reality@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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