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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대 노모 드리려고…' 식료품 훔친 60대 딱한 사정 알고 마트 주인은 선처했는데…

완주경찰 "처벌은 면하기 어려워" / 경미범죄심사위 해당 여부 검토

어머니에게 드리려 했다며 식료품을 훔친 60대 아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수차례 물건을 도난당한 마트 주인은 딱한 사정을 듣고 선처를 바랐지만 입건된 이상 처벌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완주군에서 빈집을 얻어 91세 어머니와 둘이 사는 A씨(63)는 몸이 성치 않은 데다 치매 초기 증세도 보이고 있다. 공공근로로 받는 60만 원 남짓한 돈으로 생활비와 몇 해 전 공사장에서 일하다 다친 허리 치료비까지 대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A씨는 마트에서 상품을 훔치기 시작했다.

 

첫 범행은 지난해 5월, 완주의 한 마트에 들어가 소고기 세트를 가방에 넣었다. 값싼 물건을 몇 개 골라 계산대 위에 올려놓았는데, A씨가 손을 떠는 등 행동이 수상하자 마트 주인이 가방을 볼 수 있냐고 물었다.

 

A씨는 순순히 가방을 열어 보이며, “어머니께서 식사를 잘 하지 못해 따뜻한 소고기미역국이라도 드리고 싶어 훔쳤다”고 털어놓았다. 주인은 A씨에게 소고기를 건넸다.

 

한동안 마트에 모습을 보이지 않던 A씨가 지난 4월 다시 찾았다. 이번엔 간고등어를 훔치다 들켰다. 사정을 알고 있던 마트 주인은 이번에도 간고등어를 줬다. A씨는 이후로도 10월과 지난 1일 또다시 마트에서 꽃게와 갑오징어를 훔쳤다.

 

A씨의 범행을 몰랐던 마트 주인은 물건이 사라진다며 경찰에 신고했고, 매장 안의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경찰은 A씨를 붙잡았다.

 

마트 주인은 A씨 범행이라는 것을 알고 이번에도 경찰에 선처를 부탁했다. 하지만 경찰에 확인된 이상 처벌을 피하기는 어렵게 됐다. 완주경찰서는 13일 절도 혐의로 A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경미범죄심사위원회에 해당하는지 알아봐야겠지만, 처벌은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천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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