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1-07 01:43 (Fri)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문화 chevron_right 불멸의 백제
일반기사

[불멸의 백제] (52) 3장 백제의 혼(魂) ⑪

글 이원호 / 그림 권휘원

“잠한성입니다!”

 

옆을 달리던 부장(副將)이 소리쳤다.

 

“곧장 전령을 보낼 것입니다!”

 

“이미 전령이 두어 곳에서 도착했을 것이야!”

 

한솔 협반이 소리쳐 대답했다. 백제군 선봉 3천기가 땅을 울리며 달리고 있다. 예비마와 군량, 물자를 실은 후위대까지 4천여 필의 말이 달리는 것이다.

 

“전령보다 빨리 달려라!”

 

협반이 말에 박차를 넣으며 다시 소리쳤다. 선봉군은 이미 신라 대야주 깊숙히 진입해 있다. 국경을 넘어 곧장 동진하다가 크게 우측으로 꺾어 남진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까지 신라의 성 9개를 스치듯 지나왔다. 일부 성에서는 기마군을 내어 쫓아왔지만 곧 성의 영역을 벗어나면 되돌아갔다. 모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제는 봉화도 부수지 않고 지나간다. 오후 신시(4시)무렵, 앞을 달리던 정찰대에서 전령이 달려와 보고했다.

 

“앞에 강이요!”

 

“옳지, 대야성이 50여리 남았다!”

 

이미 지도를 모두 머릿속에 넣은 터라 부장 하나가 소리쳤다. 협반이 전령에게 지시했다.

 

“강가에서 한식경쯤 쉬고 곧장 달려간다. 쉬는동안 밥을 먹는다!”

 

조금 이른 저녁이지만 때맞춰 요기를 할 수는 없다. 전령이 다시 나는 듯이 달려갔을 때 부장이 옆으로 붙더니 말했다.

 

“한솔, 오늘 250리를 달렸습니다!”

 

“나솔 계백이 제때에 성문을 열어줘야 하는데.”

 

협반이 땀과 먼지로 얼룩진 얼굴을 들고 앞쪽을 보았다.

 

“제대로 성에 잠입했는지도 알 수가 없구나.”

 

나솔 계백만 의지하고 대군(大軍)이 움직인 셈이다. 그러나 전쟁에서 이런 일이 어디 한두 번인가? 28세가 된 협반도 그동안 수십번 전장에 나간 역전의 용사다. 이번 대야성 진입은 그중에서도 가능성이 높은 경우에 든다.

 

그시간의 대야성. 김품석이 청에서 세번째 달려온 전령의 보고를 받는다. 모두 대야주의 성주가 보낸 전령이다.

 

“기마군 5천기입니다!”

 

이번 전령은 현암성주가 보냈는데 대야성에서 1백리 거리다. 김품석의 얼굴이 하얗게 굳어졌다. 웅산성에서 직진하면 호곡성이 나오고 남진하면 현암성인 것이다.

 

현암성 다음에는 장한성, 그리고 그 다음이 대야성이다. 이제 백제군이 목표가 분명해졌다. 동경이 아니라 대야성인 것이다. 백제군이 동경을 목표로 했다면 호곡성의 전령이 달려왔어야 맞다. 청안이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백제군이 대야성을 목표로 달려오는 중이다. 곧 장한성에서도 전령이 올 것이다.

 

“준비하고 있었으니 걱정할 것 없다.”

 

김품석이 소리치듯 말하자 청 안이 조용해졌다. 그때 부장(副將) 김용하가 다가서며 말했다.

 

“군주, 즉시 성문을 닫고 주민 출입도 금지시켜야 합니다.”

 

“즉시 성문을 닫아라!”

 

김품석이 지시했다.

 

“주위 성에 전령을 보내 대비하도록 하라!”

 

“북을 쳐서 통금을 시키고 4개 성문에 병력을 파견해야 됩니다.”

 

“즉시 시행하라!”

 

무장들이 서둘러 청을 나갔을 때 김품석이 다시 지시했다.

 

“여왕께 전령을 보내도록! 그리고 이찬께도 연락을 해야겠다.”

 

이찬은 김춘추를 말한다. 김춘추에게 연락을 하면 김유신에게도 소식이 간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