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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의 3·1운동

올해도 어김없이 3·1절 기념행사가 곳곳에서 열렸다. 전북도 차원의 기념행사는 전북도청 공연장에서 독립선언서 낭독과 기념공연, 만세삼창 등으로 진행됐다. 전주·익산·군산·임실 등에서도 비슷한 방식으로 기념식을 치렀다.

 

기념식은 대부분 의례와 격식에 얽매인다. 국가기념일의 경우에는 그 무게와 가치를 때문에 더욱 그렇다. 40여개의 국가기념일 중 그나마 지역적인 특색을 담아 기념행사를 갖는 게 3·1절이다. 자치단체가 주도하는 공식적인 기념식 외에 지역별로 다양하게 3·1 만세운동을 기리고 있다.

 

3·1절이라고 하지만, 지역별 거사일이 달라 각기 다른 날짜에 기념행사를 열고 있다. 전주에서는 광복회 전주시지회 주관으로 ‘전주 3·13 만세운동 기념식’을 갖는다. 1919년 3월13일 서문교회 김인전 목사와 신흥학교·기전학교 학생들을 주축으로 전주 남부시장에서 1만명이 참여해 벌인 독립만세운동을 기려서다. 올 기념행사는 신흥고에서 풍남문 광장까지 태극기를 흔들며 만세 시가행진을 벌인 후 한옥마을 광장에서 플래시 몹과 3·13 만세운동 재현극, 사진전시회 등을 가졌다.

 

전북에서 맨 처음 독립만세운동을 벌인 군산은 ‘3·5 만세운동’으로 칭한다. 군산 3·1운동기념사업회 주최로 올해는 군산 구암동 3·1운동기념관에서 군산시청까지 3·5만세운동 재현 퍼포먼스와 역사사진전, 백일장, 미술대회를 열었다. 전북에서 유일하게 3·1운동 관련 기념관을 갖고 있는 곳이 군산이기도 하다.

 

전북지역 가장 많은 독립유공자를 배출한 임실에서 3·1운동 기념사업 또한 활발하다. 민족대표 33인의 한 분인 박준승 선생이 임실 출신이며, 오수 보통학교 학생들이 3·10만세운동에 나섰던 역사를 자랑한다. 3·1운동기념비(임실읍), 기미3·1운동기념비(운암면), 오수독립운동기념탑, 박준승선생유허비 등 관련 기념물도 많다. 소충사선문화제전위원회와 독립운동가박준승기념사업회 등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학술강연회를 열어 3·1운동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겼다.

 

이런 여러 기념행사에도 불구하고 3·1운동에 대한 지역의 전반적인 관심도는 그리 높지 않은 것 같다. 조선총독부가 작성한 자료를 토대로 전북지역의 3·1운동이 전남과 함께 전국적으로 미약했다는 평가가 여전히 학계에 통용되고 있기도 하다. 일각에서 조선총독부의 자료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반론을 펴는 연구 논문도 나왔으나 아직도 충분히 정리되지 않고 있다.

 

내년이 3·1운동 100주년이다. 지역별 기념행사도 좋지만, 전북을 아우르는 기념사업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전북지역 3·1운동 규모조차 모른 채 100주년을 맞을 수는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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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용 kimwy@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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