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국화 등 개성 많은
국내·외 작가 6명 입주
“자연 속 많은 영감 받아”
‘창작발표전’ 27일까지
지난 6일 완주 ‘연석산 미술관’을 가는 길은 마치 청정자연을 답사하는 자동차 트레킹(trekking)과 같았다. 미술관이 위치한 완주군 동상면은 예로부터 전국 8대 오지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도로가 개설되면서 한결 접근이 쉬워졌지만 연석산에서 진안 운장산으로 연결되는 거대한 산줄기에 둘러싸여 있는 마을은 여전히 깨끗함과 고요함을 간직하고 있다.
산속으로 들어가 벚꽃이 만개한 비포장 길을 15분 정도 달리니 큰 바위에 새긴 ‘연석산 미술관’ 문패가 나온다. 아직도 공간은 보이지 않는다. 경사가 약 60도에 달하는 산비탈을 오른 뒤에야 제1·2미술관과 미술가 입주 레지던스 등 3채로 이뤄진 단지가 나온다.
미술관은커녕 문화 공간 한 곳 없던 동상면에 ‘연석산 미술관’이 자리를 튼 지도 1년 반째다. 박인현 전북대 교수가 자신의 예술 활동 작업과 함께 젊은 예술인들의 창작·균형적인 지역 미술 향유 거점을 만들기 위해 만든 곳으로, 초대전을 꾸준히 열어 왔다.
올해는 전북문화관광재단의 ‘레지던스 사업’에 선정돼 운영에 탄력을 받았다. 3월 ‘연석산미술관 레지던스 1기 입주작가’로 이보영·장우석·강은지·신선우·마티 밀러(Marty Miller)·조야 샤린 후크(Joya Shahrin Huq) 등 미술가 6명을 뽑았다. 우려와 달리 온라인 공고를 보고 신청한 국내·외 작가가 13명이었다.
지난 6일에는 레지던스 입주작가들의 작품세계를 발표하는 창작발표전 개막식이 있었다. 이날 이보영·장우석·강은지·마티 밀러 작가가 참석해 작업과 공간에 대해 직접 소개했다. 이들은 “접근성이 좋지 않는 8대 오지라는 점이 오히려 매력적이었다”며 “공간을 병풍처럼 둘러싼 폐석산과 그 위를 타고 내려오는 물줄기 소리, 울창한 자연은 많은 영감을 준다”고 말했다.
27일까지 작가들의 작품 전시도 이어진다. 이보영 작가는 현대사회에서 단절된 이웃과의 소통을 동물과 자연 이미지의 병합으로 표현한다. 강은지 작가는 사랑을 주제로 글과 회화를 결합한 작품을, 장우석 작가는 내뱉은 말은 주워 담을 수 없듯, 끊을 수 없는 인연을 상징하는 ‘붉은 실’로 이어진 사람을 전통 초상기법의 한국화로 선보인다.
신선우 작가는 이집트의 스핑크스, 아프리카 부두교의 여성 등 다양한 장소와 역사적인 산물을 융합해 그린다. 마티 밀러는 폐기된 사진을 통해 인간과 사회, 생태 환경이 어떻게 교류하는지 고민한다. 조야 샤린 후크 역시 문화, 전통, 음식, 옷 등에 담긴 관계성에 주목했다.
미술관은 6월~7월 장우석 작가가 주민을 대상으로 민화 수업을 하는 등 주민 교류에도 힘쓴다.
박인현 관장은 “그간 받은 사랑을 문화 혜택을 받기 힘든 지역민들과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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