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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문화영재캠프

<영재발굴단> 이란 TV 프로그램이 있다. 우연히 보게 된 이 프로그램의 주인공들이 흥미로웠다. 홈페이지를 찾아보니 ‘대한민국 곳곳에 숨어 있는 영재들을 찾아 그들의 일상을 리얼하게 담아내고, 그 영재성을 더 키워나가기 위한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기획된 프로그램’이란 소개가 있다. 각 분야에서 남다른 재능을 발휘하는 많은 아이들이 반가웠다.

문득 오래전 전주정보영상진흥원에서 운영했던 <문화영재캠프> 가 생각났다. 전주정보영상진흥원은 ‘전주와 전북 지역의 정보통신·소프트웨어·문화산업 육성 진흥’을 내세운 전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의 옛 이름이다.

전주문화영재캠프는 당시 전주의 초등학교 사이에 인기가 꽤 높았다. 진흥원이 2001년에 설립되었으니 초창기랄 수 있는 2003년에 문을 열었는데 2년 만에 캠프 정규프로그램을 거쳐 간 아이들이 5천5백 명이나 될 정도로 참가자가 몰렸다. 이런 인기세를 예견이라도 했듯이 진흥원은 전주 시내 초등학교 4학년을 대상으로 1기 참가자를 100명으로 한정했다. 한 해 동안 50회 정도의 캠프가 운영되었지만 갈수록 문화영재캠프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높아지면서 신청에서 밀려나는 학교와 학부모들의 원성이 컸다.

그즈음 영재교육프로그램은 전국적으로도 붐이 일어 다양하고 폭넓게 개발되어 운영되고 있었지만 자치단체에서 문화영재분야의 교육캠프를 연 것은 전주문화영재캠프 한곳 뿐이었다.

전주문화영재캠프는 놀이와 교육이 공존하는 학습현장이었다. 지식과 인성, 예능의 균형적인 발전을 위해 영재캠프가 내세운 방식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지적 자극과 학문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내기. 컬러파티-어린이리더십-한옥만들기-로봇교실-F1레이싱-한옥마을 투어 등 6개 프로그램은 문화영재교육을 위해 새롭게 개발된 것이었는데 이들 모두가 감성적인 사고와 예술적 상상력을 최대한 동원해야하는 것이어서 그리 만만한 과정이 아니었지만 놀이를 통한 학습 성과는 기대 이상으로 컸다.

그때 취재로 만났던 캠프는 미처 알지 못했던 아이들의 재능이 발견되는 살아 숨 쉬는 교육현장이었다. 참관을 위해 현장에 있던 엄마들의 말이 생각난다. “내 아이는 왜 영재가 될 수 없는가 생각했었는데 알고 보니 내 아이가 바로 문화영재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만큼 기발한 아이디어와 놀라운 예술적 상상력을 보여주는 아이들의 세계는 예상할 수 없는 의외의 세계였다.

전후 사정이야 알 수 없지만 <전주문화영재캠프> 는 오래전에 문을 닫았다. 다시 생각해봐도 아쉬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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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kimej@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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