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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만규 화백의 섬진팔경 이야기] (3) 붕어섬 (하) 본래 지명은 ‘외앗날’

붕어섬 가을. 2014. 80x257 순지에 수묵채색.
붕어섬 가을. 2014. 80x257 순지에 수묵채색.

글쎄, 듣고 보니 금붕어 모양새다. 꼬리를 살짝 틀어 재치고 힘 있게 돌진하는 기세가 있어 보인다. 이 붕어섬이 있는 본래의 지명은 외앗날이다.

그런데 유유히 흐르던 섬진강이 아픈 시련을 맞게 되었다. 1928년, 이 강이 갖고 있는 수자원을 유용하겠다는 것이다. 그 해 호남지역에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었다. 그래서 정읍시 산내면 종성리와 임실군 강진면 옥정리를 마주하는 협곡에 높이 40m의 댐을 만들었다. 남류하던 섬진강물중 일부는 땅속에 파이프라인을 뚫어 숭어가 노는 서해안으로 흐른다. 그 물은 동진강을 따라 가보면 광활한 호남평야, 개화도의 메마른 논바닥을 적셔줄 농업용수로 사용되었다. 이후 수력발전 등 다목적댐으로 만들어졌다. 거기, 댐 아래로 처음 낙하하는 곳에 정읍 칠보 수력발전소가 있다.

그러면서 삶의 근거지인 논과 밭, 다니던 길과 집들이 고스란히 물에 잠기고 이곳은 졸지에 섬이 되어버렸다. ‘산 바깥 능선의 날등’이란 뜻으로 ‘외앗날’이라 부르는데 오가는 이들이 금붕어를 닮았다하여 붕어섬으로 불리어져 함께 쓰인다.

댐으로 만들어진 이 저수지 이름을 지을 때 이 지역에서는 ‘구름과 바위의 전설을 많이 지니고 있는 곳이니 운암호’라 불리워지기를 원했으나 중앙정부에서 옥정호로 결정했다고 전해진다.

한편 이 근처에 옥정리(玉井里)라는 마을은, 조선 중기에 이 마을을 지나던 스님이 ‘이곳은 머지않아 맑은 호수, 즉 옥정(玉井)’이 될 것이라고 예언하여 마을이름을 옥정리라 부르게 되었다고 전한다.

옥정호 때문에 임실군 운암, 강진, 신평, 신덕면과 정읍시 산내면 등 2군 5개면이 물에 잠겼고 2만 명 가량이 고향을 떠나야만 했다. 그중에 상당수는 부안군 계화도 간척지 등 낯선 땅으로 옮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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