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1-06 20:38 (Thu)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청춘예찬
일반기사

마시즘, 요즘 것들의 미디어 소비

김신철 마시즘 에디터
김신철 마시즘 에디터

북스포즈 서점의 휴업 소식이 전북일보 지면에 실린 후 많은 연락을 받았다. 하나같이 한겨울의 핫팩처럼 가슴에 품고 싶은 이야기들이었다. 다만 나의 앞날을 계속 지켜봐야 하는 가족들은 달랐다. “마시즘 뭐 음료수에 대해 글을 쓴다고 어릴 때부터 맨날 콜라를 달고 살더니 기어코!!” 모두 걱정에서 튀어나오는 말이었다. 그럴 줄 알고 마시즘으로 번 돈으로 선물을 드렸다. 부모님은 말했다. “그럼 열심히 마셔거라!”

부모님을 설득할 수 있었던 것은 역시 선물... 아니 1년 반 동안 음료미디어‘마시즘’을 운영하며 얻은 확신이었다. 하루 조회수 17짜리(중에 10건은 나의 것) 사이트가 10만이 되고, 50만이 되고, 100만 이상을 찍기도 한다. 무엇보다 마시즘을 일부러 찾아오는 분들이 많이 생겼다. 그중에는 우리 지역의 대학생들도 있다. 그들은 묻는다. “어떻게 서울에 가지 않고 이런 것을 운영할 수 있죠?” 음료수 마시고 글을 쓰는 일인데, 굳이 서울까지 가서 해야 하나요?

그렇다. 우리는 인터넷이라는 환경으로 장소적인 제약을 넘어설 수 있다. 문제는 모두가 콘텐츠 제작자이자 소비자인 이 아수라장에서 어떻게 ‘기억에 남는 콘텐츠’를 만드는 가다. 나는 그들에게 1년 반의 경험을 말했다.

미디어의 세계는 매일같이 신상이 터져 나오는 곳이다. 카드뉴스, 유튜브, VR, AR이름 모를 형식까지 흥미롭고 배워야 할 것들이 많다. 그런데 마시즘에서 사용한 형식은 텍스트. 그것도 엄청나게 긴 글이 되었다. 어떤 전략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할 줄 아는 게 그거밖에 없었다.

새로운 시도와 미디어를 한다더니 겨우 글이라니! 많은 분들의 한숨소리가 스테레오로 들리는 듯하다. 실제로도 그랬다. “요즘 애들이 누가 긴 글을 읽어?” 하지만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정말 잘 읽는다.” 인터넷, 모바일 환경에서 사람들이 읽게 되는 텍스트의 양은 엄청나다. 너무 많다 보니까 골라서 읽게 되었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 아닐까? 콘텐츠와 독자의 사이는 연애 같다.‘내가 널 좋아하면 열심히 읽어줄게, 하지만 모르는 사이라면 일단 무시당할 각오하고 내 마음을 빼앗아보렴’

너무 걱정하지 말자. 꾸준함을 가지고 있다면 형식은 필요 없다. 오직 진심만이 남을 뿐이다. 실제로 요즘 독자들은 미디어나 콘텐츠를 어떤 성격을 가진 캐릭터로 느끼는 듯하다. 그들은 이 콘텐츠에서 광고인지, 진심인지를 구분한다. 만약 진심으로 만들어진 콘텐츠라면 모자란 부분도 매력적으로 볼 정도로 너그럽다. 마시즘 역시 그랬다. ‘트와이닝’ 홍차 이름을 순간 아이돌 걸그룹 ‘트와이스’라고 잘못 적었는데도, 댓글로 트와이스 노래를 불러주면 말을 다 한 것이다. 물론 오타를 내서 죄송합니다.

결국 미디어를 시작하는 친구들에게 말하고 싶은 것은 ‘정체성’에 관한 이야기다. 유행에 따라서, 벌이에 따라서 미디어를 만드는 것은 할 수도 있고 괜찮은 일이지만 괴로운 일이다. 물론 좋아하는 것을 가지고 미디어를 만든다고 꽃길이 열리는 것은 아니다. 마찬가지로 힘든 작업 중에서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일에 대해 깊게 볼 수 있는 기쁨이 기다리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그 길의 끝에 당신을?알아봐 줄?많은 사람들이 생길지도 모른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