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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산고는 전북교육자산

전주하면 쉽게 떠오르는 이미지가 한옥마을 같지만 예전에는 교육도시로 더 알려져 있었다. 평준화 이전만해도 전주고와 전주여고라는 명문 때문에 명성이 자자했다. 모든 학생들이 가고 싶어라하는 선망이었다. 전북의 인재들이 그 학교로 모여들어 세칭 SKY 대학에 대거 진학했다. 그 당시만해도 가정형편이 어려운 수재들이 이 학교로 진학해 훗날 개천에서 용났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걸출한 인물들을 많이 배출했다.

평준화 이후에 설립된 상산고등학교가 그 명성을 꾸준히 이어간다. 입시생에게는 바이블이나 다름 없는 수학 1,2 정석을 펴낸 홍성대 이사장이 전 사재를 털어 상산고를 설립해 후학양성에 전력투구했다. 상산고는 해를 거듭할수록 대학입시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면서 전국적인 명문학교로 발돋음했다. 산업화 과정에서 뒤쳐진 전주가 그나마 희망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상산고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특히 혁신도시기관 종사자들이 전주로 이주해 올 수 있었던 것도 명문 상산고가 일조했다. 예전에 전주고와 전주여고가 맡았던 역할과 명성을 상산고가 이어 받으면서 수 많은 인재를 배출,지금은 지역학교가 아닌 전국에서 공부 잘 가르치는 입시명문으로 우뚝 섰다. 특히 고향이 아닌 학생들이 대거 상산고에 진학하면서 인재로 커 나가 전북의 존재감이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자립형 상산고가 금년들어 생각지도 않은 큰 암초에 부딪쳤다. 전북도교육청이 상산고 재지정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평가기준을 타 시도와 달리 상향조정했기 때문이다. 도 교육청이 제시한‘기준점수’와‘사회통합전형’이 그것이다. 다른 지역의 자사고 기준점수는 70점인데 유독 전북 교육청만 80점으로 제시했고, 권장사항인 사회통합전형(국민기초생활수급권자나 차상위계층 자녀 등 사회적 배려 대상의 입학) 비율을 10%로 못 박은 것 역시 선뜻 이해되지 않는다.

사회통합 전형대상자를 정원의 10% 이상 뽑을 경우 4점 만점을 주는데 이 지표대로라면 매년 정원의 3%를 뽑아온 상산고는 최하점인 0.8점을 받는다. 강원도의 민족사관고는 사회통합전형비율 10%의 문제점을 들어 이의제기를 해 결국 4%로 조정했다. 하지만 도교육청은 상산고의 합리적인 요구를 거절했다. 수월성 교육을 시켜 인재요람으로 자리매김한 상산고를 숨통 조이는 것은 진보교육감인 김승환교육감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상산고는 분명 전북의 교육자산이기 때문에 전 도민들이 합심협력해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지켜줘야 한다. 평가는 교육감 재량이지만 그 것이 공명정대하지 않으면 재량권 남용이다. 인성교육도 중요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상산고처럼 수월성 교육을 시켜 일류대학에 대거 진학시키는 것도 전북과 국가 장래를 위해서도 긴요하다. 김 교육감이 상산고를 격려하기는 커녕 아예 재지정을 취소할 것처럼 평가기준을 강화하는 것은 모순이요 아이러니다. 3선 교육감인 김 교육감이 진보교육감을 자처하지만‘해야 할일과 안해야 할일이 따로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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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일 baik@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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