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항상 그림이 우리로 하여금 세상을 볼 수 있게 만들어준다고 생각해왔습니다.”
서울시립미술관에서 현대미술의 거장 ‘데이비드 호크니‘ 전시가 지난달 22일부터 8월 4일까지 열리고 있다. 서울시립미술관과 영국 테이트미술관이 공동주최한 이번 전시는 테이트미술관 소장품과 7개 기관 및 개인 소장품을 대여한 회화, 드로잉, 판화, 사진 등 133점으로 아시아 최초 대규모 개인전이다. 1960~1970년대 로스앤젤레스 시기의 작품, 자연주의 시기의 2인 초상화, 피카소의 입체주의, 다양한 기법의 판화, 대규모 풍경화, 최근 디지털 매체를 이용한 작품을 총망라한다.
1937년 영국 브래드퍼드 출신 데이비드 호크니(David Hockney, 1937~ )는 런던 왕립예술대학교에서 수학했다. 호크니의 그림은 절제된 기법, 빛에 대한 관심, 팝 아트와 사진술에서 끌어낸 솔직하고 다양한 시도로 그린 ‘그림 그리기’가 특징이다. 특히 그의 그림은 우리가 세계를 바라보는 방식에 대해 끊임없는 질문을 던진다.
이번 전시는 호크니가 회화의 전통성과 현대성을 결합시키는 혁신적이고 실험적인 도전을 지속한 60여 년에 걸친 작업여정을 7개의 주제로 구분했다. ‘초상표현주의에 대한 반기’ ‘로스앤젤레스’ ‘자연주의를 향하여’ ‘푸른 기타’ ‘움직이는 초점’ ‘추상’ ‘호크니가 본 세상’ 등이다. 테이트미술관 큐레이터 헬렌 리틀은 “호크니의 영웅은 다양한 형식을 보여준 피카소였다. 3차원의 세상을 2차원 캔버스에 담아내기 위해 소재와 표현방식을 치열하게 고민한 예술가”라고 설명한 바 있다.
호크니의 가장 유명한 수영장 시리즈는 1961년 미국을 방문하면서 시작됐다. 그는 여러 대학에서 강의를 맡았는데, 그중 로스앤젤레스의 강렬한 햇빛과 세련된 ‘캘리포니아 현대 미학’은 그에게 깊은 영향을 미쳤다. 또한 1960연대 영국에서는 동성애는 불법이었지만 미국은 달랐다. 성 정체성으로 고민하던 호크니에게 미국은 파라다이스였다. 화창한 날씨, 야자수와 수영장에 매료된 그는 다양한 형태의 물과 빛을 구현하기 시작했다. 광택이 풍부하고 얇게 발리는 아크릴 물감으로 수영장 시리즈를 탄생시켰다.
그는 어릴 때부터 청력이 좋지 않아 40세쯤에는 거의 듣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글자나 숫자에서 색채를 느끼는 공감각(Synesthesia)을 타고났을 뿐만 아니라, 사물과 빛에 민감하고 뛰어난 관찰력의 소유자였다. 관찰은 통찰로, 창조로 이어질 수 있다. 이번 전시는 ‘본다’는 것과 바라보는 ‘방식’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우리는 세상을 기억과 함께 보기 때문에 같은 장소에 있어도 같은 것을 보지 않는다.”는 호크니의 말을 되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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