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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혁신도시 공공기관장에게 듣는다] 출판문화산업진흥원 김수영 원장 “도시는 사람 사는 공간, 문화가 흘러 넘치는 곳으로 만들어야”

전북 인재 채용 60% 이상… 앞으로 더 높아질 것
전북혁신도시 내 문화시설 없고 대중교통도 불편
올 출판유통 통합시스템 구축 등 중요 사업 진행
‘완판본의 고장’ 전주·전북에 책 박물관 등 필요

김수영 출판문화산업진흥원장이 전북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전북혁신도시 발전 방안에 대해 말하고 있다. 조현욱 기자
김수영 출판문화산업진흥원장이 전북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전북혁신도시 발전 방안에 대해 말하고 있다. 조현욱 기자

전북혁신도시 공공기관들의 이주가 마무리됐지만 여전히 교통과 주거, 문화여건 등 정주 여건에 대한 불만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 자연스럽게 전북혁신도시가 제대로 지역 내 자리매김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에 혁신도시공공기관 포럼에 참여한 국민연금공단 김성주 이사장과 한국국토정보공사 최창학 사장, 농촌진흥청 김경규 청장, 한국전기안전공사 조성완 사장에 이어 김수영 출판문화산업진흥원장으로부터 전북혁신도시 발전 방안에 대해 들어본다.

 

-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 대해 모르는 도민도 많을 것 같습니다.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하 출판진흥원)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의 공공기관으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출판 진흥을 담당하는 기관입니다. 책의 생산과 유통, 소비 등 모든 영역에 걸쳐 출판문화산업 진흥을 위한 지원에 힘쓰고 있습니다. 지난 1970년 설립된 간행물윤리위원회를 전신으로 2012년 7월 확대 개편해 출범했습니다. 전북에는 2015년 8월. 공공기관 지방 이전에 따라 전북 혁신도시로 자리를 옮기게 됐습니다.”

 

- 지난해 7월 부임하셨습니다. 지난해 업무 성과와 올해 주요 업무 계획에 대해 말씀하신다면 어떠신가요.

“작년 부임 후 출판계와 기관의 현상을 파악하고, 2019년 사업을 차질 없이 준비하는 데 최선을 다했습니다. 세종도서선정 구매 지원 사업을 비롯한 지원 사업과 정책통계연구사업 등 다양한 방면의 사업을 진행했습니다. 올해는 특히 출판유통 통합시스템 구축 등 중요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 각별히 주의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 원장님께서는 대부분 수도권에서 생활하셨는데, 1년이 채 안됐지만 전북혁신도시에서 생활해보니 달라진 점이 있나요.

“수도권은 다양한 편의시설과 문화시설 등이 많이 갖춰져 있어 생활하는 데 편하다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인구 밀집에 따른 교통 혼잡이나 주차문제 등 부수적인 어려움도 함께 따라옵니다. 이와 비교하면 전북혁신도시는 다양한 시설이 일정 구역에 밀집돼 있어 어느 곳을 가든지 접근성이 좋고, 교통도 혼잡하지 않아 매우 쾌적합니다. 다만 아쉬운 점이라면 아직 문화시설이나 행사가 부족하다보니 심심할 때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 혁신도시 공공기관들이 자리잡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의 행복이 중요하다 보는데, 직원들은 어떻게 평가하나요.

“아직 서울에 살고 있는 가족과 떨어져 홀로 생활하는 직원들도 있고, 가족과 함께 내려와 자리를 잡은 직원도 있습니다. 출판진흥원은 서울과 대구에도 사무실을 운영하기 때문에 근무 지역에 따른 다양한 애로사항이 있을 겁니다. 전북혁신도시의 경우 무엇보다 도시 내에 문화시설이 전무한 편입니다. 영화 한 편을 보기 위해서도 전주시내로 나가야 할 정도입니다. 또한 버스 한 대를 놓치게 되면 20분에서 30분 정도 기다려야 할 정도로 대중교통도 불편한 상황입니다.”

 

- 그 때문일까요. 출판진흥원의 경우 인력 채용에 있어서 지역인재 채용이 어렵다는 이야기도 들리던데요.

“출판진흥원은 출판과 독서 관련 사업에 대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출판계 또는 관련 산업에 종사한 경험을 높게 평가합니다. 지역인재 입사지원자 중에는 해당 경험이 있는 경우가 적어 채용에 다소 어려움을 겪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출판진흥원이 전북혁신도시에 입주한 이후 채용된 인원의 대부분이 지역인재이고, 전북 출신의 지역인재 채용도 60% 이상으로 지역인재 채용 비율은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지역 인재의 채용은 더 높아질 것입니다.”

 

- 본질로 돌아와서, 원장님이 생각하시기에 전북혁신도시에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이 있을까요.

“혁신도시 발전을 말할 때 가장 간과하는 부분이 혁신도시도 도시라는 점입니다. 도시라는 공간은 큰 기관으로만 채울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이 사는 공간이 있어야 하고, 먹거리가 있는 시장과 식당이 있어야 합니다. 무엇보다 사람이 생활할 때 분명히 누려야 할 문화가 풍부해야 합니다. 지금은 혁신도시에서 모임을 하는 것은 물론이고, 기본적인 생활을 하는 데도 불편한 것들이 많습니다. 혁신도시를 찾는 사람들은 근무하는 곳이 혁신도시이기 때문에 오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일부러 찾지 않는 곳이라는 말이죠. 사람들이 혁신도시를 ‘일부러’ 찾는 곳이 된다면 교통이나 생활공간 등 기초시설들은 자연스럽게 형성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혁신도시도 사람이 사는 도시, 문화가 있어야 한다는 말이 인상 깊습니다. 이러한 취지로 생각하신 부분이 있는지요.

“우리 국내에는 책이나 출판문화와 관련한 박물관 등이 없습니다. 완판본의 고장 전주, 그리고 전북에 꼭 필요한 기관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구상 중이긴 하지만 문화복합클러스터를 혁신도시에 만들고 싶은 꿈이 있습니다. 책이나 출판, 더 나아가 이러한 문화를 누리기 위해서는 ‘전북혁신도시에 가야한다’는 인식이 자리잡게되면 지역 경제에도 공헌할 수 있고, 자연스럽게 혁신도시도 뿌리깊게 잘 자리잡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현재 이 시점에서 진흥원이 도민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출판진흥원은 지역주민을 위해 1층에 책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누구나 방문해 책을 읽거나 대여할 수 있고, 독서 동아리의 모임도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 다앙한 전자책도 구비해 언제든지 체험하실 수 있습니다. 또한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다양한 인문학 강연을 개최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도내 초중고 도서관에 필요한 도서를 기부함으로써 독서 문화 확산에도 기여하고 있다 생각합니다. 문화적인 측면에서 혁신도시 주민들과 함께하고자 하니 부담 없이 이용해주시고, 더 발전할 수 있도록 다양한 목소리를 들려주셨으면 합니다.”

 

- 마지막으로 도민께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부탁합니다.

“완판본의 고장 전주, 그리고 이를 둘러싼 다양한 출판의 역사가 살아있는 전북은 대한민국 출판의 역사에 있어 매우 의미깊은 곳입니다. 이러한 곳에 자리 잡게 된 것을 출판진흥원은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앞으로 우리 출판진흥원은 다양한 사업뿐만 아니라 출판문화복합센터 건립 등의 추진을 통해 전북혁신도시뿐만 아니라 전라북도를 출판의 중심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혁신도시 정주 여건 개선을 위해 시와 도, 공공기관이 공동으로 노력하겠습니다. 많은 관심과 격려 부탁드립니다.”

 

● [김수영 원장은] ‘민주적 절차로 임명된 첫 원장’ 평가 받아

김수영 원장은 1965년 서울에서 태어나 중동고와 연세대 생화학과를 졸업했다. 여기서 김 원장의 독특한 이력이 나온다. 연세대에서 생화학을 전공하다 대학원은 철학과로 들어가 독일 콘스탄츠대 대학원에서 플라톤 철학으로 박사 논문을 썼다. 2001년 귀국해 강사 생활을 하다 출판사 문학과지성사에서 편집부장, 편집주간, 대표이사를 마치고 2011년 퇴사해 로도스출판사를 운영했다. 2014년부터는 한양여대 문예창작과 교수가 돼 출판기획과 철학을 가르쳤다. 지난 2018년 7월 출판문화산업진흥원 원장으로 취임했다.

김 원장의 면모는 취임 후 모습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그의 출판문화산업진흥원 원장 취임 후 첫 행보는 출판계 블랙리스트, 낙하산 인사 등 진흥원의 과오에 대해 사과의 말을 전하는 것이었다. 생각과 표현의 자유를 보호해야 할 기관에서 블랙리스트에 의한 지원 배제가 이뤄지고, 전임 원장들이 정부의 낙하산 인사 논란에 휘말려왔기 때문. 출판계에선 김 원장을 진정한 출판계 인사로는 첫 원장으로 인정한다. 출판진흥원에서는 ‘민주적인 절차로 임명된 첫 원장’이라고 부른다. 출판진흥원에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한 뒤 공모와 추천 절차를 거쳐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임명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출판계가 원한 원장이란 말이 된다.

하지만 김 원장의 임기는 2021년 7월 10일까지 3년에 불과하다. 출판진흥원 예산도 자체 예산과 교부 예산을 포함해 400억 원에 불과하고 인력도 100명 남짓이다. 진흥원이 혁신도시에 제대로 뿌리내릴 수 있고, 더 나아가 올바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줘야 하는 이유다.

김 원장은 “출판진흥원이 빨리 제자리를 찾고 출판계 내부에서 다양한 이견에 대한 토론이 더 활성화돼야 한다”며 “논의된 내용은 출판진흥원을 통해 정부에 전달되고 또 정부의 의지가 출판진흥원을 통해 잘 흘러가 건강한 출판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진흥원이 자리잡기 위해서는 기관이 자리잡은 지역, 전북도민들의 사랑과 관심이 필요하다”며 “사랑받는 기관이 되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천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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