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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전북일보 신춘문예 심사평 : 소설] 고달픈 삶, 폐쇄 모티브로 그린 독특한 구성 돋보여

/김호운 소설가(왼쪽), 우한용 소설가
/김호운 소설가(왼쪽), 우한용 소설가

본심에 올라온 작품은 모두 7편이었다. 신춘문예에 응모하는 작품은 기성 작가들의 작품과 다른, 새로운 소재와 구성으로 주제를 심화해야 한다. 응모작품 대부분 이러한 요구를 잘 만족시키며 일정 수준에 이르렀으나 거의 모든 작품에서 조금씩 흠결을 지니고 있어 아쉬움을 남겼다. 서사를 이끄는 구성은 완벽한데 주제를 심화시키지 못했거나 결말에서 집중력이 흩어지는 작품이 의외로 많았다. 독자의 시선을 끌어들이는 치밀하고 완벽한 서사구조가 완성되어야 훌륭한 소설이 된다.

그런 가운데 심사위원의 시선을 끈 작품은 ‘납탄의 무게’ ‘불편한 편의점’ ‘10cm’다. 심사위원들이 다시 이 세 작품을 정독한 결과 ‘불편한 편의점’은 오늘날 갈등구조를 일으키는 사회현상을 ‘편의점’이란 공간으로 이동시켜 아르바이트 청년의 눈을 통해 보여주는 독특한 구성이 돋보였으나 결말 처리가 미숙한 점이 아쉬웠고, ‘10cm’는 의료현장을 배경으로 한 새로운 서사구조가 시선을 끌었으나 주제를 심화시키지 못한 점이 흠결로 남았다. ‘납탄의 무게’는 처음부터 심사위원들의 관심을 집중시킨 작품이다. 사격장을 배경으로 불편한 가족 관계와 고달픈 삶을 폐쇄 모티브로 그린 독특한 구성이 돋보였다. ‘나’와 친구 ‘박’을 대칭 관계에 두고 엄마를 공통분모로 등장시켜 갈등구조를 심화시키고, 이를 10m 사대(射臺)를 배경으로 하여 긴장감을 고조시키면서 표적지를 고달픈 삶의 현장과 오버랩(overlap)한 구성이 매우 신선하다. 친구 ‘박’과 달리 ‘나’에게만 무거운 ‘납탄’은 바로 그녀의 삶의 무게다. 서사를 전개하는 소설 미학 또한 나무랄 데 없다. 특히 마지막 한 발을 쏜 뒤, 점수 확인을 생략한 채 작품을 마무리한 결말 또한 산뜻한 여운을 남긴다. 작가로서 독립하기에 충분한 요건을 잘 갖춘 작품이다.

당선한 분에게 축하를, 응모한 모든 분께도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김호운 소설가, 우한용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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