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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덕 시인의 '감성 터치'] 빨간불

브레이크를 밟았습니다. 빨간불입니다. 앞만 보고 달리다간 자칫 큰일 날 수 있으니 잠시 뒤도 돌아보고 옆도 살피라고, 멈춰 세웁니다. 고속도로에 휴게소가 있는 것도 같은 이유일 겁니다. 한 템포 쉬어가야 더 멀리 더 안전하게 갈 수 있다고 불러 세우는 것일 겁니다.

한 주 내내 앞만 보고 달려온 사람들, 하루 쉬어가라고 일요일도 있습니다. 풍랑이 없어도 시야가 확보되지 않는 날이면 배가 출항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배에는 브레이크가 없기 때문이랍니다. 당파싸움이 치열했던 15~16세기 조선 시대, 관직에 있던 선비 중 사분의 일가량이 유배 갔다지요. 유배는 비록 어쩔 수 없는 멈춤이었지만 자신을 성찰하고 학문에 정진하여 후세에 길이 남는 작품과 저서를 남긴 이가 여럿이지요.

코로나19,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멈출 줄 모르는 세상에 대한 경고인지 모릅니다. 쾌락만 좇고 돈만 추구하는 세상에 보내는 경고인지 모릅니다. 중국이 멈춰서고 우리가 숨을 고르니 미세먼지도 없습니다. 올봄 하늘만큼은 그 어느 해보다 쾌청입니다. 빨간불, 브레이크 밟지 않으면 큰일 납니다. 멈출 줄 모르면 더 갈 수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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