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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에 속절 없이 뚫린 전주시 (상) 실태] 노후 하수관로·산비탈 버티기 ‘역부족’

지난 8일·9일 두 시간 만 90mm 물폭탄 등 576mm 집중호우
침수위험구역 방재시설 했지만 폭우량 늘며 도로·저수지 역류
피해 2700여 건 중 도로·하수도 역류 등 1892건으로 최다
노후 하수관로, 30년 빈도 설계해 시간당 약 65mm 감당 못 해
올해 우수량 늘며 도심 산사태 발생도…새로운 폭우피해 유형 시작

전국 곳곳이 여름 물난리로 고통 받았던 가운데 전주시도 역대급 폭우를 피할 순 없었다. 수년마다 반복된 폭우 피해에 전주시도 대책을 세워 왔지만, 노후화된 하수관로가 고질적인 원인인 데다 방재보완책들이 미흡하거나 완성되지 않아 이번 폭우 피해도 심했다. 특히 올 처음 발생한 대규모 도심 산사태 등은 추가로 예방돼야 할 과제다. 전주시 폭우피해 실태를 들여다보고 대안을 찾아본다.

 

지난 10일 폭우가 휩쓸고 간 전주시 서서학동의 한 산동네가 지반이 무너져 건물 옥상 등 구조물들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파손돼 있다. 전북일보 자료사진.
지난 10일 폭우가 휩쓸고 간 전주시 서서학동의 한 산동네가 지반이 무너져 건물 옥상 등 구조물들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파손돼 있다. 전북일보 자료사진.

 수차례 폭우피해가 발생했던 전주시지만 올해는 피해 양상이 달랐다.

기존 상습 침수구역이었던 어은터널~사거리, 옛 법원 일대 등은 전주시의 방재 조치로 침수, 역류 등이 크지 않았다.

시는 2010년부터 어은(진북동 어은~도토리골 일대), 색장(색장동 은석교 일대), 덕적(평화동2가 일대), 야전(팔복동1가 일대)를 자연재해위험지구로 지정해 침수대책 사업을 완료했다.

진북동 어은터널, 진북터널과 중화산동 백제로 어은터널 사거리 일대에는 배수펌프장을 5개 설치하고, 팔복동이나 진기들 마을(전미동) 등에도 배수펌프장을 설치했다. 전주천 하류 폭도 15미터에서 25미터로 늘리면서 하천 범람과 역류를 최소화했다. 저지대로 물에 잠겼던 덕진동 옛 법원 앞 사평마을 일대도 2005년 하수관거정비사업을 했다.

반면, 올해 새로운 노후도심형 폭우 피해들이 드러났다.

예년과 다른 역대급 물폭탄에 도시의 오래되고 방치됐던 하수관로와 산절개지가 버티지 못한 것.

기상청·전주시에 따르면 장마가 시작됐던 지난 달 29일부터 지난 11일까지 전주에 약 657mm에 달하는 비가 내렸다. 폭우가 집중됐던 7일과 8일 이틀간 332.6mm가 내린 것으로 집계됐다. 7일 오후 1시께는 40mm 시우량이었고, 8일 오전 9시에는 1시간 만에 62mm에 달하는 비가 내렸다.

한꺼번에 많은 비가 쏟아지면서 도시가 소화할 수 있는 강수 범위를 초과해 도로·아파트 단지 등 곳곳이 물에 잠겼다. 종합경기장~백제대로, 호성동 오송제 일대, 우아네거리, 효자동 KT네거리, 진기·신미산마을 등 주요 도로·도심으로, 이 구역을 통과하는 차량이나 시민들은 통행에 불편을 겪었다.

이는 기후변화에 따른 강수량 증가와 이를 뒷받침 하지 못하는 노후 하수관이 원인으로, 그동안 저지대이거나 하수관 정비가 제대로 되지 않아 발생했던 피해와는 또다른 양상이다.

30여 년 된 전주 원도심 일대 하수관들이 30년 빈도로 설계된 것이라 노후화됐고 용량이 적다. 시우량이 65mm인데 올해 집중호우는 이를 훨씬 넘어섰고, 하수관과 차집관로를 통해 배수되지 못한 빗물이 하수관·오수관 뚜껑 등으로 역류해 흘러나왔다.

서서학동·완산동 도심 산사태와 주거 붕괴는 전례 없던 재해다.

예년에는 비가 내리면 물줄기가 산절개지를 타고 내려왔지만, 올해는 무거운 물폭탄이 산비탈을 깎아내려 아랫마을이 토사로 침수되는 것은 물론 휩쓸려 무너졌다. 물줄기가 여러 갈래로 흩어지면서 피해 지역도 늘었다.

전주시 관계자는 “기후변화에 가까운 폭우로 남원, 임실 등이 큰 피해를 입었지만, 그동안 침수 대비를 보완해 온 전주도 새로운 피해 지역·유형들이 나왔다”며 “복구는 물론 보완 대책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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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일보 기획 # 폭우에 속절 없이 뚫린 전주시
김보현 kbh768@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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