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고속으로 질주할 수 있는 건 검찰의 브레이크 기능이 있었기에 가능하다”
김준규 전 검찰총장의 말이다.
그는 얼핏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두 조직의 상광관계를 이렇게 표현했다.
지난달 29일 전북일보사 2층 우석대 공자아카데미 중국문화관 화하관에서 열린 리더스아카데미 7기 2학기 6강은 김준규 전 검찰총장이 강사로 나서 ‘기업과 검찰’을 주제로 강의했다.
김 전 총장은 “우리나라가 어떻게 잘 살게 됐을까. 국민의 근면성 덕분이라고 해석하는 이들도 많다”면서 “그렇다면 북한은 어떤가, 우리나라와 같은 민족이니 같은 근면함을 가지고 있을 텐데, 북한은 지금 왜 잘 살지 못하나”라고 질문을 던졌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잘 살게 된 것은 기업이 있기 때문이다. 개인이 잘살기 위한 활동이 아닌 회사를 차렸기에 가능했다. 기업이 움직이면서 우리나라가 잘 살게 됐다”고 주장했다.
여러 사람이 같은 가치 실현을 위해 뭉쳤고, 그들이 성과를 이뤄내며 우리나라가 부를 축적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개인이 회사를 차리지 않고 자신의 영달만을 위해 산다면 기업을 창업하지 않고 지금 같은 발전은 없었을 거라는 견해다.
그는 “검찰도 이 나라가 오기까지 올 때까지 무엇인가 기능을 했다”는 말로 최근 쏟아지고 있는 검찰에 대한 비판을 견제했다.
이어 “300마일을 달리는 차가 있으려면 먼저 좋은 엔진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300마일 차량을 멈추게 할 수 있는 브레이크가 있어야 한다. 브레이크 없으면 300마일을 달릴 수 없다. 브레이크 없는 고속 질주의 끝은 자명하기 때문이다”라며 “검찰은 그런 브레이크 역할 했다고 생각한다. 검찰이 국민들게 욕을 많이 먹는 상황이다. 물론 잘못도 있다. 하지만 부패를 잡는 검찰의 역할은 분명 있었다”고 평가했다.
김 전 총장은 최근 전국적 이슈가 되고 있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렬 검찰총장의 갈등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검찰총장 출신이기에 검찰 편일 수밖에 없다고 운을 뗀 그는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이 상관과 부하 관계는 아니다. 검찰은 준사법기관이다. 검찰총장이라는 말은 대학총장과 비슷한 개념이다. 검사마다 다 관청이다. 그래서 독립된 검사들 아우르는 것이 총장이다. 수사지휘권을 두고 총장에게 빠지라 하는 건 (옳지 않다) 검사들은 누구 지휘를 받아야 하나”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치권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김 전 총장은 “검찰개혁 이라는 말은 20년도 더 전에 나왔다. 제도적으로 개혁하려면 이렇게 오래 걸리지 않는다. (정치인들이)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이다. 검경수사권 조정도, 국회 열릴 때마다 써먹는다”고 꼬집었다.
그는 “검찰이 군림하려 했던 것이 가장 큰 잘못이다. 국민이나 기업에게 군림하려 했다. 범죄를 수사하면 되는데, 그걸 가지고 군림하려 했다”며 검찰 내부의 반성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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