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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의 상징이었던 ‘만월표 고무신’…조형물로 탄생

시,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미원광장에 설치
전문가·작가 아닌 주민 주도 추진 ‘의미 더해’

“군산 경성고무의 만월표 고무신을 아시나요?”

근대 한국 신발의 주종을 이뤘던 고무신, 이 중 경성고무의 ‘만월표’는 당시 우리나라 사람들이 오랫동안 좋아했던 상표였다.

경성고무 ‘만월표’는 서울(특히 이남지역)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에 대리점이 있을 정도로 최고의 인기를 누렸으며, 이 때 주 생산품은 ‘깜둥이 신발’로 알려진 검정고무신이었다.

검정고무신은 주로 짚새기를 신고 다니던 일반 서민들에게 엄청난 제품이었고, 이 같은 인기 덕에 경성고무는 한 때 3000명의 직원이 하루 3만족을 생산할 만큼 호황을 누리기도 했다.

‘역전의 명수 군산상고’처럼 군산의 또 하나의 상징이었던 경성고무의 만월표 고무신을 모티브 한 검정고무신 조형물이 최근 미원광장에 설치돼 눈길을 끌고 있다.

이곳 검정고무신 조형물은 주변 유명 맛집과 연계돼 관광객들의 새로운 사진 촬영 장소로 각광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검정고무신 조형물은 흥남동 소규모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됐으며, 미원광장 일대가 경성고무로 가는 길목이라는 점에 착안했다.

당시 미원동 일대에 경성고무에서 일했던 주민들이 많았던 만큼 과거 생산 활동의 주체인 이들 노동자들을 기억하자는 의미에서 사업이 진행됐다.

또한 군산 야구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인근 남초등학교 야구부 역사를 기념하자는 뜻도 담겨져 있다.

이 조형물은 야구 홈베이스 위에 3.5m 높이로 검정고무신 한 켤레를 형상화했다.

고무신 바닥에는 주민들이 기억하는 남초 야구부의 역사와 미원동 고무신 이야기가 각각 적혀 있다.

무엇보다 이번 조형물 사업은 전문가로 구성된 위원회나 작가들의 의견이 아닌 순수 주민들의 주도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하고 있다.

실제 흥남동도시재생주민협의체가 시와 협력하면서 수차례 회의를 통해 아이디어를 내고, 디자인을 완성해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기만 군산시 도시재생과장은 “화합을 통한 주민 주도로 이루어진 도시재생의 결과물을 볼 수 있어 (어떤 사업보다도) 뜻 깊다”며 “삶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해왔던 이곳 미원광장을 시민과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와 색다른 추억을 느껴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경성고무는 일본에서 온 사업가가 세운 고무신공장을 이만수 사장이 인수해 1932년에 설립한 회사이며, 동그라미 안에 만월(滿月)이 새겨진 만월표 고무신을 생산했다.

창업주인 이만수 사장의 아들 이용일 씨는 한국야구위원회(KBO) 초대 사무총장을 지냈으며, 군산지역에 야구 인프라를 만들기 위해 초등학교 4곳, 중학교 2곳, 고등학교 1곳에 야구부를 만들 정도로, 뜨거운 야구사랑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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