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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다 쓴 헌혈증서와 생명나눔

일러스트=정윤성
일러스트=정윤성

A형, B형, O형과 같은 ABO식 혈액형을 발견한 사람은 오스트리아 출신 병리학자 카를 란트슈타이너(Karl Landsteiner, 1868~1943) 박사다. 빈대학교 병리-해부학 연구소에서 혈청학을 연구하던 란트슈타이너 박사는 혈액이 혼합되는 과정에서 피가 엉겨 붙는 응집현상의 3가지 패턴을 발견해 A그룹, B그룹, C그룹으로 구분했고 이것이 ABO식 혈액형의 시작이었다고 한다. 1901년 ABO식 혈액형을 발견한 란트슈타이너 박사는 1930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고대 시대에는 아픈 사람에게 거머리를 이용해 피를 뽑아 치료하는 사혈(瀉血) 요법이 성행했다고 한다. 그러나 사혈 치료 과정에서 과다 출혈로 목숨을 잃는 경우도 종종 발생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유럽에서는 17세기때 부터 수혈이 치료법으로 등장했지만 목숨을 담보로 한 치료법이었고 영국에서 소의 피를 수혈받은 사람이 숨지면서 유럽 전역에서 수혈이 전면 금지되기도 했다고 한다.

란트슈타이너 박사의 ABO식 혈액형 발견으로 이전까지 거의 포기 상태였던 치료 목적의 수혈이 다시 시작됐고 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었다. 노벨상 위원회가 ABO식 혈액형 발견이후 30년이 지나 란트슈타이너 박사의 업적을 인정해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여한 이유다.

영국의 저널리스트이자 논픽션 작가인 로즈 조지(Rose George)는 지난 2018년 발간한 책 ‘5리터의 피(Nine Pints)’에서 “사혈의 시대는 갔고 수혈의 시대가 왔다”며 혈액을 둘러싼 문화와 의료 산업을 조명했다. 사람 몸에 들어있는 혈액량은 체중의 6~8%(약 1/13) 정도로 성인의 경우 약 5ℓ 안팎의 피가 흐른다고 한다. 전 세계 176개국의 헌혈센터 1만3282곳에서 해마다 1억1000만명이 헌혈을 하며 3초마다 수혈이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는 100회 이상 헌혈자들을 명예의 전당에 등록해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 명예의 전당에 등록된 100회 이상 헌혈자는 4147명에 이른다. 700회 이상 헌혈을 한 사람이 2명, 600회 이상 헌혈자도 6명이나 있다. 30년 이상 쉼없이 헌혈한 사람들이다.

명예의 전당에 이름이 올려진 전북지역 최다 헌혈자는 유진성 씨(46)로 헌혈 횟수가 568회에 이른다. 하근수(457회), 김윤홍(438회), 황옥 씨(419회) 등 400회 이상 헌혈자 4명을 비롯해 100회 이상 도내 헌혈자가 204명에 달한다.

지난 20일 군산에서는 백혈병(재생불량성 빈혈증)으로 13년 동안 투병하다 먼저 떠난 딸의 유품을 정리하다 발견한 헌혈증서 1000매를 부모가 군산시에 기탁한 가슴 아픈 사연이 전해졌다. 고교 친구들과 교사, 후원자들로부터 기증받은 헌혈증서라고 한다. 다 쓰여지지 못한 헌혈증서가 다른 소중한 생명을 살리고 헌혈의 의미를 되새기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강인석 논설위원

 

일러스트=정윤성
일러스트=정윤성

A형, B형, O형과 같은 ABO식 혈액형을 발견한 사람은 오스트리아 출신 병리학자 카를 란트슈타이너(Karl Landsteiner, 1868~1943) 박사다. 빈대학교 병리-해부학 연구소에서 혈청학을 연구하던 란트슈타이너 박사는 혈액이 혼합되는 과정에서 피가 엉겨 붙는 응집현상의 3가지 패턴을 발견해 A그룹, B그룹, C그룹으로 구분했고 이것이 ABO식 혈액형의 시작이었다고 한다. 1901년 ABO식 혈액형을 발견한 란트슈타이너 박사는 1930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고대 시대에는 아픈 사람에게 거머리를 이용해 피를 뽑아 치료하는 사혈(瀉血) 요법이 성행했다고 한다. 그러나 사혈 치료 과정에서 과다 출혈로 목숨을 잃는 경우도 종종 발생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유럽에서는 17세기때 부터 수혈이 치료법으로 등장했지만 목숨을 담보로 한 치료법이었고 영국에서 소의 피를 수혈받은 사람이 숨지면서 유럽 전역에서 수혈이 전면 금지되기도 했다고 한다.

란트슈타이너 박사의 ABO식 혈액형 발견으로 이전까지 거의 포기 상태였던 치료 목적의 수혈이 다시 시작됐고 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었다. 노벨상 위원회가 ABO식 혈액형 발견이후 30년이 지나 란트슈타이너 박사의 업적을 인정해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여한 이유다.

영국의 저널리스트이자 논픽션 작가인 로즈 조지(Rose George)는 지난 2018년 발간한 책 ‘5리터의 피(Nine Pints)’에서 “사혈의 시대는 갔고 수혈의 시대가 왔다”며 혈액을 둘러싼 문화와 의료 산업을 조명했다. 사람 몸에 들어있는 혈액량은 체중의 6~8%(약 1/13) 정도로 성인의 경우 약 5ℓ 안팎의 피가 흐른다고 한다. 전 세계 176개국의 헌혈센터 1만3282곳에서 해마다 1억1000만명이 헌혈을 하며 3초마다 수혈이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는 100회 이상 헌혈자들을 명예의 전당에 등록해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 명예의 전당에 등록된 100회 이상 헌혈자는 4147명에 이른다. 700회 이상 헌혈을 한 사람이 2명, 600회 이상 헌혈자도 6명이나 있다. 30년 이상 쉼없이 헌혈한 사람들이다.

명예의 전당에 이름이 올려진 전북지역 최다 헌혈자는 유진성 씨(46)로 헌혈 횟수가 568회에 이른다. 하근수(457회), 김윤홍(438회), 황옥 씨(419회) 등 400회 이상 헌혈자 4명을 비롯해 100회 이상 도내 헌혈자가 204명에 달한다.

지난 20일 군산에서는 백혈병(재생불량성 빈혈증)으로 13년 동안 투병하다 먼저 떠난 딸의 유품을 정리하다 발견한 헌혈증서 1000매를 부모가 군산시에 기탁한 가슴 아픈 사연이 전해졌다. 고교 친구들과 교사, 후원자들로부터 기증받은 헌혈증서라고 한다. 다 쓰여지지 못한 헌혈증서가 다른 소중한 생명을 살리고 헌혈의 의미를 되새기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강인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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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석 kangis@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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