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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무당이 사람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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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영선 전북도의원

8월 초 덕유산 육구구간(육십령~무주구천동, 32km)을 무박종주했다. '오늘만 산악회'(정읍시 육상연맹 주도)와 함께 2018년에 이어 두 번째다. 일반인에게는 엄두가 안 나는 일이고 더구나 처서 전 무더위에 무박종주는 전문 산행인에게도 미친 짓이다. 평소 충분한 준비가 되어있지 않으면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하는 고난의 산행이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라는 말이 있다. 미숙한 자에게 일을 맡겨 엉망진창이 된다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딱 그 짝이다. 정권교체 분위기에 편승하여 국민의힘 입당 후 6개월 만에 초고속 대통령이 되는 바람에 온갖 국정난맥으로 국민의 분노와 실망이 임계점에 이르렀다.

100여 년 전 사회학자 막스베버는 열정과 책임감 그리고 균형감각을 정치인의 덕목으로 여겼다. 열정 없는 정치인이 있겠냐 만은 책임감과 균형감각이란 하루아침에 이루어질 수 없는 지난한 숙련과 폭넓은 인간관계로 숙성된 정치인의 결정체이다. 평생을 수사와 기소로만 살아온 검찰총장 나리에게는 언감생심이다. 철학의 부재와 인맥에 한계는 불 보듯 뻔했다.

“근데 여기 이렇게, 여기 계신 분들 미리 대피가 안 됐나 모르겠네” 아니나다를까 수해현장에서 윤 대통령의 발언은 대한민국 지도자의 상황판단과 공감능력의 실상이다. “나경원, 배현진, 김건희, 차유람 여성 4인방이면 끝장이 날 것 같다.”라는 이지성 작가의 특강에 국민의힘 의원들의 박장대소는 윤석열 정부여당의 현주소다.

분단국 대통령의 가장 큰 업무는 균형외교로 국격과 국익을 챙기는 일이다. 역사의식과 실사구시가 필수다. 하지만 미국 몰빵으로 최대 무역국 중국과의 관계가 냉랭해지고 북한과의 적대관계 조성은 한반도의 핵 리스크가 높아질 게 뻔하다. 대한민국은 김정은의 핵 방귀소리만으로 경제에 직격탄이다.

인사는 더 가관이다. 음주운전과 논문표절 전력의 박순애 교수를 교육부 장관으로 임명 강행하더니만 결국 ‘만 5세 초등취학 정책’으로 여론의 뭇매에 취임 34일 만에 사퇴해야만 했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시대에 역행하는 경찰국 신설을 강행하더니만 급기야는 프락치 의심을 받는 김순호 치안감을 초대 경찰국장으로 임명했다. 사실 여부를 떠나 지금까지 드러난 이력만으로도 필자의 모교 성균관대의 수치이자 최루탄 시대를 살았던 세대에 대한 모욕이며 일선에서 고생하는 14만 경찰관들의 자괴다.

인사난맥의 정점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다. 검찰 수사권을 축소한 검찰청법 시행을 앞두고 시행령을 개정하여 검경 수사권 조정을 말짱 도루묵 만들었다. 이는 상위법 우선이라는 법치주의와 삼권분립의 대한민국을 꼼수의 나라, 시행령의 국가로의 전락이다.

윤 대통령이 광복절에 33차례 외쳤던 자유는 표절의 자유, 배신의 자유, 꼼수의 자유이었던가!

오호통재라~ 이게 나라인가! 하지만 누구를 탓하랴. 한 나라의 정치는 그 국민의 수준이라지 않는가. 무엇보다도 정권교체의 명분을 주어 선무당이 사람 잡는 대통령이 뽑히도록 방치한 무능의 문재인 정부와 180석의 거대 민주당이 원죄 아니던가.

덕유산 산천은 의구하되 몸은 4년 전의 그 몸이 아니었다. 생물학적 노화보다는 선거에 즈음한 운동부족과 과음이라는 사회적 요인 탓이다. 결국 향적봉을 지나 설천봉에서 곤돌라에 의지하여 하산해야 했다. 20년 마라토너의 굴욕이자 마라톤의 정직이다. 준비 안된 자가 겪어야만 하는 예정된 퇴진이었다.

/염영선 전북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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